올해 상반기 국내 합금철 업체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화려하다.
이미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의 실적을 뛰어넘을 정도로 올해 국내 합금철업체들의 경영실적은 뛰어나다. 올해 상반기 철강업계 최대의 수익을 올린 숨은 알짜배기 기업들이 바로 합금철 업체인 점은 누가 보더라도 분명하다.
이와 같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합금철 수요 증가에 발맞춰 설비를 확장하는 등 과감한 투자와 시장을 내다보는 안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합금철 원료의 수급 불안정에 따른 가격의 급등 및 확보의 어려움도 합리적인 원료구매 관리시스템과 해외 광산업체와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
이는 결국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합금철 업체들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힘이 됐다.
하지만, 사실 국내 합금철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에 화려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판매량 증가에 앞서 국제 합금철 가격의 강세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합금철 품목 중 가장 수요가 많은 고탄소페로망가니즈(FeMn (HC))의 경우, 8월 현재 국내가격은 지난 1월에 비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국제 가격을 기준으로 국내 가격을 결정한다는 점을 볼 때 국내 가격의 인상도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겠지만 합금철 수요업체들은 합금철 가격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합금철 업체들도 여름철 비수기에 따른 수요업체의 부담 완화 차원에서 6월 이후 가격을 동결하고 있지만 6월까지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에서 가격 동결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이야 전 세계적으로 철강산업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침체기에 들어설 경우, 합금철 가격도 시장 원리에 따라 자연스레 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합금철 가격이 좋을 때 조금이라도 이윤을 더 남겨보자는 생각은 공생공존의 길을 가고 있는 업체간에 신뢰를 잃게 되는 최악의 수로 밖에는 보여지지 않는다.
합금철 수요처 관계자들은 오는 9월에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며 벌써부터 부담스런 눈치다. 이럴 때 합금철 업체들이 작은 이익을 챙기기보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국내 가격의 인하를 검토해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본다. 올해 큰 폭의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구매를 해온 수요처와의 신뢰 관계를 다시 한번 굳건하게 다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차종혁기자/cha@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