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母)회사 살리기에 목매는 '동부메탈'

모(母)회사 살리기에 목매는 '동부메탈'

  • 철강
  • 승인 2009.03.09 08:00
  • 댓글 0
기자명 차종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2월 동부하이텍 합금철사업부에서 법적 분할을 통해 독립법인으로 설립된 동부메탈은 지난해 3분기까지 합금철시장 호황에 힘입어 눈부신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버는 족족 모회사인 동부하이텍에 갖다바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국내 합금철 1위 업체에서 세계 1위 합금철업체로'를 표방했던 성장 의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앞으로야 어떻게 변화될지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동부메탈이 태생적 한계를 갖고 시작됐다는 일부의 지적을 피해갈 수 없는 입장이다. 동부하이텍이 반도체사업 부진으로 빚더미에 허덕이면서 현금 유동성 위기를 타개할 목적으로 합금철사업부의 법적 분할을 추진한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난무하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 동부메탈이 독립법인으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동부하이텍은 동부메탈 지분 매각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또한, 동부메탈은 지난해 6월 인천 물류창고 매입을 이유로 270억원을 동부하이텍에 지원했다. 곧이어 2008년 10월에는 동부하이텍에 800억원을 대여하는 등 1,000억원 이상을 동부하이텍에 쏟아 부었다. 2008년 매출액 4,571억5,000만원, 영업이익 1,396억3,000만원, 당기순이익 908억2,300만원을 기록한 동부메탈로서는 지난해 올린 수익을 전부 모회사인 동부하이텍에 헌납한 셈이다.

이로 인해 동부메탈은 여타 경쟁업체들과 달리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지 못해 공장 신증설에 따른 비용과 원료구매용 자금 등의 상환을 위해 올 연초에만 연이어 수 백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모기업 살리기에 매달리다 보니 당장 제 몸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1위 합금철업체로 성장해나가기 위한 장기적인 복안을 세우고, 이를 제대로 실행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국내외 합금철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동부메탈의 국내 경쟁업체들은 현금 비중을 높임으로써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동력이 될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물론 다각도의 사업 검토를 착실히 하고 있다. 하지만, 동부메탈의 최근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 1위 합금철업체로 성장해나가기 위한 노력보다는 모(母)회사 살리기에 매달려 전전긍긍하고 있는 듯해 아쉬움이 크다.


차종혁기자/cha@snmnews.com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