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구매도 납품價 반영도 한 방향 통신

소재 구매도 납품價 반영도 한 방향 통신

  • 철강
  • 승인 2011.07.0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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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곽종헌 jhkwa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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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종헌 기자
  경기도 시화 및 반월공단의 중견 및 중소업체를 자주 방문한다.

  우연히 마련한 자리지만 몇명의 사장과 점심을 같이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모두 소재가격 인상과 납품단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모든 것이 일방적인 통보만 받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소재 구매가격도 그렇고, 가공해서 제품을 납품하는 납품가격도 똑같다고 했다.

  대·중소기업 상생경영은 여력이 나은  대기업들의 얘기지 산업현장에서 땀 흘려서 일하는 중견 및 중소업체들과는 전혀 다른 얘기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힘의 논리로 가진 자 위주의 일방적인 통보뿐이지 언론이 아무리 지적해도 중소업체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화공단의 한 소재 업체는 종업원 5~6명, 사업장은 70평 남짓하지만, 국내 굴지의 완성자동차 1차 협력업체에 부분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2차 협력업체다. 자동차 피스톤 금형을 만들어 자동차 1차 협력업체에 납품하는 중소업체다. 작은 규모의 사업장에서 밀링과 선반옆에서 일하는 모습에서 누가 사장이고 누가 종업원인지 조차 모를 정도로 근무환경이 열악했다.

  “사장님 계시느냐?”고 물었더니 한 종업원이 저기 계신 분이 사장님이라고 말했다. 사장은 “저희같이 조그마한 곳까지 찾아주니 정말 고맙다”라며 “차나 한잔하고 가라”고 직접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서 건넸다. 그리고 이어져 나온 푸념, 저희 같은 중소업체들은 소재 조달처도 대기업이고, 납품업체도 대기업이다 보니 양대 산맥(?)에 가로막혀 정말로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 했다.

  대중소기업 상생경영은 우리 같은 업체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다른 나라 얘기라고도 했다. 대기업들은 소재 값 올리는 것도 일방적이고 납품단가 내리는 것도 일방적이라고 했다. 원래부터 쌍방향이 아니라 한 방향 통신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업체 사장은 “우리 업체는 중소규모 단조업체인데 제품에서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68~70% 육박하고 열 처리비 10%, 인건비 10% 고려하면 서류상 이익만 날뿐이지 적자경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유는 특수강봉강 원자재가격은 2월 1일부로 톤당 10만원 인상이 이뤄졌는데 자동차 2차 협력업체이다 보니 1차 협력업체가 원청으로부터 원가절감을 당하면 고스란히 깎인 폭만큼 2차 협력업체에 통보한다는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원가절감(Cost Reduction)으로 정말 힘들어서 죽겠다고 호소했다.

  소재가격이 톤당 10만원 오르고, 납품단가들 2% 깎았으면 최소한 8만원이라도 제때 반영을 해줘야 하는데 납품단가는 후려치고 상반기가 다 가도 소재가격 반영은 깜깜 무소식이라고 했다.

  상생경영을 유난히 강조하는 요즘이지만, 중소업체가 느끼는 것은 아직도 먼 남의 이야기라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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