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시장 정상화, 업계 자발적 참여 절실”
저가 물량에 신음하고 있는 국내 철근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유통업계가 발 벗고 나섰다. 지난 4일 (가)전국철근대리점협회 창립 준비를 위한 모임에서 철근대리점협회 설립의 당위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있는 더부자원 이재권 대표가 창립준비위원장에 선임되며 중심에 섰다.
■ 전국철근대리점협회 설립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레드마켓이 난립하고 있는 현 철근 유통시장의 구조를 살펴본 결과 많은 대리점들이 부실 피해자였고 부실 가해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리점들이 결집해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1~2년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취해 볼 가치가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해 설립을 준비하게 됐다.
■ 어떤 업체가 기획부도업체인가?
갑자기 판매량이 늘고 여신을 원하는 업체거나 특별한 경쟁력 없이 판매를 늘리고 재고를 확충하는 업체다. 이는 재무제표 분식 이 목적이며 제강사 Q/D(물량조건 할인)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함이다. 신생업체의 물량이 빨리 증가하는 것은 비정상적으로 싸게 파는 방법 이외에는 길이 없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 대리점끼리의 경쟁 또는 대응가격과 깡업체에서 나오는 가격을 어떻게 구분하나?
예를 들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S브랜드 차를 사는데 누군가 개인적으로 차를 많이 취급한다고 해서 H자동차 대리점이 아닌 곳에서 차를 구매하지는 않는다. 또 다른 예로 모 자동차 대리점이 메이커로부터 차를 구매해서 중간 소개업체인 X회사(자동차 깡회사)에게 싸게 팔고 X사가 한 달에 수 백대의 S차를 싸게 팔게 된다면 자동차 회사에서 즉시 사안을 조사해서 엄중 조치하게 될 것이다.
또한 모 자동차 대리점이 그렇게 차를 팔고 나서 여신 받은 것을 편취할 목적으로 부도를 냈고 그러한 과정에서 자동차 가격이 떨어지고 왜곡된다면 메이커는 그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결국 대리점의 부도를 사전에 인식한 바가 없으며 그냥 차를 싸게 사서 많이 팔았을 뿐이라고 둘러대는 업체 X사를 선의의 시장 사람이라고 변호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철근시장 정상화를 위해 선행돼야 할 과제는?
레드마켓의 기망으로 인한 상호불신을 해결하고 시장구조를 인식하는 것이 급선무다. 정상적인 경쟁시장 블루마켓과 불법적인 레드마켓의 문제를 분리해서 해결 방안을 추진해야한다. 즉 제강사의 가격시스템이 후정산인 상황에서 제강사로부터 마진을 받지 않고 부도이익을 전제로 한 레드마켓의 가격은 항상 대리점의 가격보다 강력히 선행될 수 있고 그것이 시장가격을 리드한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 레드마켓 억제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접근 방법은?
업체별 송장을 확인해서 레드마켓을 경유하는 물량을 찾아내는 것이다. 레드마케터를 찾는 작업을 통해 자기가 판 가격보다 하향된 가격으로 물량이 유통되는 것을 근절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각 참석 회원들이 연회비 100만원을 내 협회 재원을 확충하고 송장 확인 작업을 펼칠 경력직원 및 추진위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 대리점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모든 것은 ‘법적’이고 ‘정상적’이어야 한다. 업계는 최근 몇 년간 불법과 비정상적 행위를 일삼는 업체들로 인해 극심한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의 문제를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다면 앞으로 1~2년은 한번 도전해봐야 한다고 본다. 최소한의 노력은 한 후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이 명분도 생기고 서로 공감이 갈 것이다. 많은 대리점들이 꼭 동참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