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멕시코 ‘라이징 마켓’…해외 생산거점 설립 ‘업체 부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 공급망 다각화를 시도하면서 세계적으로 높은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의 수출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단순히 현지 공장으로 부품을 수출하는 선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해당 국가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등 최근 자동차 부품 수출 시장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이런 부품 수출 시장의 트렌드 변화는 완성차 업체의 조달 조건이나 해당 국가의 무역 관세 조정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까지 인접국가에서 생산거점을 설립해 주변국에 위치한 수요 업체에 수출하던 방식은 개발도상국들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해당 국가의 수요만 고려한 상태에서 생산거점을 설립하는 방식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 부품 공급망 다각화
독일, 미국, 일본 등의 완성차 업체들은 급성장하는 신흥국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부품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혼다와 같은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납입단가를 낮추는 조건으로 탈계열을 추진하는 등 연간 생산량 확대와 함께 효율적인 생산능력 제고를 위해 부품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리먼 사태로 불거진 글로벌 경기 침체, 동일본 대지진, 태국 대홍수 등 환경 변화 요인이 리스크로 다가오면서 최근 일본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에 기복이 심하게 나타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태국 대홍수는 이 같은 약점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업체들이 주변국을 비롯해 해외 각국에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설비 투자를 진행했던 태국은 대홍수 이후 수주 물량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납품 지연이 발생한 바 있으며 대홍수 여파가 진정된 이후에도 품질 문제가 불거지는 등 갖가지 문제점이 불거졌다.
이에 일본 업체들은 본격적인 해외 부품 조달 확대를 위해 현지 부품업체들이 핵심기술을 확보해 본사와 기술력 차이를 좁히면서 현지 거점에서 안정적인 생산과 납품 능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부품 조달 트렌드를 변모시키고 있다.
■높은 진입장벽 어떻게?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발전과 재편에 힘입어 성장해 왔지만 모비스, 현대위아, 만도 등 현대자동차 관련 업체들을 제외할 경우 규모면에서 중소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하위 공급업체들까지 해외 유수의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수출할 만큼 가격대비 품질과 안정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런 국내 부품 업체들이 가격대비 고품질을 자랑하지만 변화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기에 아직 규모면에서 여력이 닿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일례로 국내 냉간압조용강선(CHQ-Wire) 업체들이 자동차용 제품의 일본 수출과 관련해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에 고전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 생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해외부품 사용 비중을 높이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까다로운 절차와 계약조건 탓에 국내 업체들이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업체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의 국내 CHQ와이어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은 맞지만 여전히 높은 강도의 테스트를 요구하고 있다”며 “일정 수준의 수출 물량에 대한 보장이 있다면 자체 인력을 투입해서 수출을 추진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여건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현지 공급망을 확보해야하는 점도 국내 CHQ와이어 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지목된다. 일본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공급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현지에 공장 및 창고 등을 설립해야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주문 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를 충당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외 부품조달 가속화를 위해 현지생산 부품에 대한 품질, 생산 능력, 기술력 확보 등이 선결돼야하며 해외 경쟁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급성장하는 신흥국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업체간 협력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등 새로운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