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공장에 가보면 현장직원 대부분이 중년을 넘어섰습니다. 이대로 가면 현장 기술이 사라질 수밖에 없어요. 기술자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우리 문화 때문에 펜대만 굴리는 직업을 찾는 대학생들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제조업 생산직 고령화를 우려하는 한 알루미늄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우리나라 생산직 고령화와 인력난 심화를 우려하는 보고서가 연이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이달 초 ‘산업현장의 숙련 단절이 다가온다’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 산업화를 이끈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현장 경험을 청년층에게 전수하기에는 생산직 청년층의 비중이 과도하게 낮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직 40.8%가 50대 이상 준 고령층이고 청년층은 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국내 취업자의 평균 연령은 40.3세에서 올해 44.6세로 높아졌고, 특히 생산직은 2000년 40.9세에서 현재 48.3세까지 상승했다. 50대 이상 생산직 근로자 1명당 청년층 수도 같은 기간 0.77명에서 0.18명으로 크게 줄었다. 청년층의 빈자리는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체하지만, 이들은 다시 우리나라를 떠나거나 단순작업에만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중소 제조업체의 인력난 만성화는 더욱 심각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10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2013 중소기업 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전체(1~300인) 인력 부족률은 9.6%로 업체당 2.65명이 부족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인력 부족 현상은 심했으며, 특히 사무직 인력 부족률은 3.0% 수준이지만 생산직은 무려 20.9%로 나타나 역시 생산직 인력 부족 현상이 심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2차 대전 종전 후 태어났던 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 세대의 은퇴가 사회 문제가 됐던바 있다. 일본 학생운동과 경제발전의 중추세력이었던 이들의 은퇴로 숙련 노동력 부족에 따른 기업 경쟁력 악화 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생산직 기술 절벽을 막고자 청년층의 생산직 유입을 위한 제도 마련과 중소기업 인력난 완화를 위한 외국 인력 도입 확대 등을 곳곳에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기술자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우리네 정서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이러한 제도들은 백약이 무효하다 할 것이다. 생산직 인력난을 우려하고 대책을 운운하기 전에 기술자가 대우받고 능력을 떨칠 수 있는 사회환경과 인식 조성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