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의 술

박태준의 술

  • 철강
  • 승인 2014.04.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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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재현 bangjh@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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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재현 기자
  무료한 군 말년 시절, 시간을 때우기에 책만큼 좋은 것이 없었다.
기자의 군 복무시절을 돌이켜 보면 비교적 이른 시기인 상병 3~4호봉 무렵 내무실의 정권(?)을 쥐었던 것 같다. 6~7개월을 빈둥거리며 이런저런 책들로 시간을 때웠다.

  그 무렵 휴가를 나와 고른 책이 ‘박태준 평전’이었다. 책이 두툼하니 이 한 권이면 한 달은 읽겠구나 싶었다. 베고 자기에도 딱 이었다.
책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한 가지 기억에 남는 박태준 전 회장의 에피소드가 있다.
박태준 회장이 청년장교 시절 6.25전쟁이 발발했다. 당시 중대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박태준 회장이 이끄는 부대가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다. 박태준 회장은 부하 장병과 함께 승리를 자축하고 싶었다. 고단한 몸을 달래고 기쁨을 나누는데 술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 하지만 전쟁 통에 술을 공수하기란 어림없는 일이었다. 마침 한 화학공장에서 발견한 카바이드 드럼통에 담긴 술을 고무 호스를 연결해 마시며 승리의 기쁨을 함께 했다는 내용이다.

  최근 한 국내 언론사의 부설 연구소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가 눈길을 끈다.
‘2030세대가 떠올리는 국내 8대 기업 이미지 인식조사’가 주제인데 이 중 기업의 음주 문화와 관련한 항목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포스코 직원들이 선호할 것으로 생각되는 술의 종류는 ‘소주’로 나타났다. 음주 스타일은 ‘밤새 달리는 스타일’일 것 같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밖에도 대학생들은 ‘포스코 직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30대 후반의 듬직한, 다혈질이지만 뚝심 있는 B형 남성’을 떠올렸다고 한다. 

  비슷한 이미지의 기업으로 대학생들은 현대그룹을 꼽았는데 포스코와 차이가 있다면 소주보다는 ‘폭탄주’를 선호할 것 같다는 의견이다.
보통 불황이 깊어질수록 술 소비가 늘어난다고 하는데 가만히 살펴보면 불황이건 호황이건 술 소비는 항상 꾸준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즐거움을 나누기 위한 것이냐 스트레스 또는 우울함을 달래기 위한 것이냐이다.

  국내 철강업계에 전쟁 통과도 같은 분위기가 이어 진지도 오래다.
대학생들이 바라본 철강업계의 이미지처럼 끈기와 뚝심으로 불황을 이겨내 즐거운 술자리가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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