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이후 철강시장을 짚어본다①

하반기 이후 철강시장을 짚어본다①

  • 기획특집
  • 승인 2014.07.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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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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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하반기 최대 변수"

수입 문제 여전…‘안전 이슈’로 불량강재 뿌리 뽑아야
수출비중 높은 철강ㆍ수요산업, 환율 안정이 급선무
철강 무역규제 급증…업계ㆍ정부 공동대응 ‘절실’

 본지에서는 철강금속신문 창간 20주년을 기념하여 7인의 철강전문가를 초청해 국내외 경제 및 철강산업의 현황과 전망이란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정하영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특별좌담회에는 지식경제부 문동민 철강화학과장을 비롯해 대한금속재료학회 민동준 부회장, 포스코 오인환 전무, 현대제철 함영철 상무, 세아베스틸 윤기수 부사장, 한국철강협회 이병우 상무, 대신경제연구소 문정업 대표가 참석해 철강업계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국내 경제가 민간소비 위축으로 하반기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철강경기의 회복도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주요 수요산업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저가의 불량 수입재 대응과 급증 추세인 무역규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중요 과제로 꼽았다.

 국내 철강 생산량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수입이 이뤄지고 있고 시장잠식이 여전하다는 점은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 특히 부적합 철강재의 수입으로 국민의 안전, 구조물의 안정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공감하며 안전 이슈를 강조해 불량 철강재 사용을 발본색원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이와 함께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철강산업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철강업계가 공동의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모았다. 죄담회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정하영(이하 사회) : 철강금속신문이 올해로 창간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철강업계의 관심과 애정에 감사드린다. 오늘 창간기념 좌담회는 창간 특집호 발행에 맞춰 올해 상반기를 돌아보고 하반기 이후 국내외 경제상황과 철강 관련 경제상황, 철강 현황과 전망, 주요 이슈에 대해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하반기에 업계가 어떤 방향으로 대처해 나갈지에 대해서 키워드를 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 토론순서는 국내외 경제현황 전반에 대해서 산업부와 철강협회, 그리고 대신경제연구소에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철강산업을 해외와 중국부문, 국내시장 현황 및 전망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또 마지막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통상, 환율, 일부 구조조정이 필요한 부분들의 이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겠다. 최근의 경제동향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 문동민 철강화학과장 : 미국과 유로존 경제의 회복세가 견고하다는데 이견이 없다. 중국도 당초 의심과는 달리 성장률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중국 경제성장률이 6%대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데 있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만 본다면 수출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수출에서 적극적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는 게 경제 현실이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경제에 소비 위축을 가져오고 경제성장률에 0.08%p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화가치 상승이나 유가변동 등 리스크 요인은 여전히 우리 경제가 갖고 있다. 다만 다행인 것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계속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요인들을 종합해 볼 때 철강이나 자동차, 일반기계 등의 경쟁력이 끊임없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제일 중요한 환율, 엔저 등에 있어 위험관리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더 취약한 상황에 노출돼 있다. 한편에선 중국 변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철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조선 등은 중국 공급과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 이병우 철강협회 상무 : 원화 환율과 중국의 위안화, 경쟁자인 일본의 엔화 환율 등의 조합이 우리에게 가장 나쁜 상황으로 가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 요소들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 것이냐에 따라서 시장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경제의 동력을 살펴봤을 때 선진국 경기는 현재로선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 세계 철강산업이 호조세를 보일만큼의 동력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상황이 마이너스 요인이 강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흐름은 경제가 좋아지는 것만큼 철강이 안 좋아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고 있다. 경제는 회복된다고 하는데 왜 무역은 전반적으로 회복이 안 되고 철강도 과거에 비해 경제와 연관 관계가 약해지는 경향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이다.
 
 △ 사회 : 지난 27일에 KDI가 경제성장률을 실질적으로 0.2%p 하향 조정했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반증한다 할 것이다. 특히 환율이 3월 이후 계속 절상되고 있어 철강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대신경제연구소는 어떻게 보고 있나?
 
 △ 문정업 대신경제연구소 대표 : KDI뿐 아니라 민간 경제연구소에서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 등 안 좋은 영향도 있고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부문에 악영향도 있지 않나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한 가지 짚고 가야할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성장률도 하향조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IMF가 지난 1월 전망한 것과 4월 전망한 경제 전망치를 비교해보면, 1월에는 3.7%로 전년 대비 0.7%P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근에 다시 3.6%로 하향 조정했다.
 무엇보다 선진국보다 신흥국의 경제 성장이 안 좋게 전개될 이란 점이 반영됐다고 본다.
 올해 신흥국에 총선, 대선 등 선거들이 많다. 정치적 불안, 곳곳에 나타나는 테러,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위축 등이 하향 조정을 전망하게 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러시아 등이 불안하다고 판단되어 국내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에 좋을지 하반기에 좋을지 논란이 많다. KDI에서는 하반기를 좋지 않게 보면서 상고하저로 전망했다. 하반기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내수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투자심리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란 소리다.
 환율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국가 간 경제상황, 국제 자금의 이동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양적 완화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가에 따라 달러 가치가 변하고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10월에 양적완화 종료가 되면 올해 말 금리인상 얘기가 나오고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인상 적용되지 않을까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현재로선 3분기까지 원화 절상 추세가 이어지다가 4분기부터는 환율이 다시 오르지 않을까 보고 있다.
 신흥국들도 같은 패턴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 당장 다음주 6월 5일에 통화정책 회의에서 미국 양적완화와 금리인하를 단행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게 되고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도 단기적으로 요동칠 수 있다. 큰 추세로 볼 때 3분기까지 원화 절상이 이뤄지고 4분기부터 원화가 절하되면서 환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사회 : 학계에서 바라보는 경제 전망과 철강산업의 전망은 어떠한가?
 
 △ 민동준 대한금속재료학회 부회장 : 경제학자가 아니어서 관념적으로 밖에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 환율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 마케팅이 어려워진다. 수출 채산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환율로 인해 마진이 더 박해지는 쪽으로 계속 가는 것 같다. 핫이슈가 많아지면 결국은 블루오션처럼 보였던 시장이 레드오션이 된다.
 걱정이 되는 것은 우리 철강업계의 수출 비중이 너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이 많아질수록 환율 영향 커지고 밖에 나가서 갈수록 이윤이 박해질 수밖에 없다. 이를 교정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내수가 죽어가는 이유와 어떻게 살리느냐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외람된 얘기일 수 있지만 고베 지진과 세월호 사건을 통해 철강산업에 대한 영향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고베 대지진 이후에 연구보고서가 발표된 것이 있는데 여기서 강조했던 것이 ‘강도 2배, 안전 2배’라는 마케팅이었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고베 대지진 이후에 일본 철강산업은 대대적인 개조가 이뤄졌다. 반면에 우리는 아직까지 이러한 토론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다. 내수에 이러한 의제가 있을 때를 기회 삼아 시멘트, 건설 등 인프라와 관련된 산업과 크게 뒤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경기를 자극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슈를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현재 업계에서는 내수가 힘드니까 자꾸 수출에 대해서만 강조하는 듯하다.
 
 △ 사회 : 철강협회에서 이와 관련된 일을 준비하고 있는 게 있는 것으로 안다.
 
 △ 이병우 상무 :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철강업계에서도 안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안전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안전에 대한 독점권 비슷한 게 있는 거 같다. 안전 전반에 대해 점검해 나가면서 민간 자발적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활성화 시키는 제도를 만드는 것을 상당기간 점검해나가야 한다. 단기적인 점검은 지양해야 한다.
 
 △ 민동준 부회장 :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성수대교 사건이 상당히 불행한 사건이었지만 사건 이후 통계로 볼 때 철강 수요가 크게 늘었다. 역설적으로 콘크리트 구조물 쪽으로 가야하는데 철강으로 많이 갔다. 이후 짓는 교량이 모두 강구조 형식이었다. 결국 눈에 보이게 하라는 기조였던 것이다. 이때 형강, 후판 제조업체들이 상당히 재미를 봤다.
 이런 사건에 대해서 철강재 수요 증가를 이끌어 내자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인지하지 못했던 안전에 대한 것을 이번 기회에 자극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철강업체들이 돈을 벌자는 것이 아니라 국가 레벨을 올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량, 가스 인프라 등에 모두 강관이 상당량 사용되고 있고 이것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소재에 대한 홍보와 안전 제고 효과 등을 한 데 묶어 정부의 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 이는 결국 내수를 보완해주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수출도 좋지만 가동률을 높여줘야 생산성을 이윤으로 돌릴 수 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자극을 해줘야 한다. 기업 단독으로는 국내 수요를 절대 자극할 수 없다. 안전이라는 키워드가 사라지기 전에 이에 대한 자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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