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이후 철강시장을 짚어본다②

하반기 이후 철강시장을 짚어본다②

  • 기획특집
  • 승인 2014.07.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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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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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안정성이 제조업 발전의 필요조건"

급격한 절상, 내수ㆍ수출에 모두 타격
철강 관련 체감경기, 車 외엔 전부 '몸살 앓이'

-----「하반기 이후 철강시장을 짚어본다①」에서 이어집니다 -----

 △ 사회 : 철강업체에서 바라보는 경제 상황은 어떠한가?
 
 △ 오인환 포스코 전무 : 철강이 일반경제와 관련된 것이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은 환율이다. 일반적 기조로 보면 철강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원료 수입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상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강 수출비중이 40%에 달하고 수요산업까지 넓혀보면 한국 경제의 80%가 수출이라는 점은 환율 문제는 분명히 위협적이다. 최근 원화절상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수입철강재 원화 환산가치가 지나치게 하락했다. 특히 중국 수입재 가격이 너무 싸서 제품가격 인하압력이 더 커졌다. 고객 입장에서는 좋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고객사들도 수출이 많기 때문에 싸게 사서 싸게 파는 구조밖에 안 된다.
 환율이 안정되면 이에 적응하는 속성이 있지만 계속 절상 추세로 가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환율 변동이 수출뿐 아니라 내수까지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율이 안 좋다고 자동차나 선박 수출을 안 할 수 없지 않은가. 수요업계도 내막을 들여다보면 수출이 돈이 된다기보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환율의 안정성이 제조업체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 함영철 현대제철 상무 : 실제 체감하고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경제 전망은 체감으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추세는 비슷하다. 하지만 현업에서 받는 체감으로는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 같다. 유럽도 반등한다 하지만 철강 쪽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이미 팔 수 없을 만큼 가격이 떨어져 있는 시장이다. 게다가 유럽은 발을 전혀 들여놓을 수 없는 시장이다. 냉연, 열연, 후판, 철근, 형강이 우리의 주력품목이지만 자동차 산업에 관련된 냉연 빼면 총원가 밑으로 가격이 떨어져 이자를 못 낼 정도로 손익이 악화돼 있다.
 원인은 다름 아닌 중국이다. 저가 중국산 수입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다. 수입가격이 터무니없이 저가로 들어오고 있다. 철근과 H형강이 톤당 470달러대, 열연제품도 500달러가 무너질 정도로 싸게 들어온다. 결국 제조원가 밑으로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수출시장도 그나마 중동, 동남아가 주력시장이었는데 중국이 저가로 판매하면서 거의 다 빼앗기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어렵긴 마찬가지다.
 중국산 품질은 일부 업체가 공식적으로 두께를 속이거나 태그를 안 붙이는 등 아예 주문을 이렇게 한다. 이렇게 들여와서 국내 제조업체 것으로 속여 팔면서 가격을 5% 이상 낮게 오퍼하고 있다. 이미 올해 1~4월 국내시장 잠식률이 50%를 넘어가고 있다. 1997년 IMF 당시 자율 구조조정 수준까지 위험도가 올라왔고 일부 업체들은 정부의 구조조정 대상으로도 올라 있다. 현재 몇몇 업체만이 4~5% 수익을 내고 있고 다른 업체들은 전부 마이너스를 내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 윤기수 세아베스틸 부사장 : 세아베스틸의 주력인 특수강이라는 한 품목만 가지고 볼 때 자동차 비중이 크다. 그러다보니 다른 업종에 비해 특수강 분야가 괜찮아 보이지만 이미 특수강 업계가 가장 먼저 수입에 대한 직격탄을 받은 바 있다. 1990년대 기아특수강, 삼미특수강 등이 전부 도산하고 구조조정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수입재가 자리를 잡고 공존하는 시장이 형성됐다.
 현재 특수강은 수급 밸런스로 볼 때 더 이상 신규 업체가 들어오기 힘든 시장이다. 현재 수입 비중이 28%인데 이 가운데 90%가 중국산이다. 이렇게 국내 수요의 일정부분을 수입재가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진출로 큰 변화가 또 있을 것이다. 또한 중국이 적극적으로 고급강을 개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최근 그나마 좋은 점은 원료가격이 안정됐다는 것이다. 몰리브덴이나 니켈가격이 상당히 올라서 이를 반영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2~3년 전에 자동차 업계와 가격시스템을 정립해서 원료가격 변동에 연동하기로 했다. 전력, 서차지 등도 반영해 다른 업계에 비해 좀 나은 편이다. 과거 특수강 업계는 원료가 오르면 직격탄을 맞았지만 현재는 서차지 제도를 만들어서 원료 면에서 안정적인 면이 있다.

 △ 사회 : 경제문제를 살피다가 자연스레 철강산업 이슈와 연결되고 있다. 철강 및 수요산업을 포함한 산업 현황과 전망에 대해 논의해보자.
 
 △ 문동민 철강화학과장 : 세계 경기 둔화에 따라 철강수요 침체가 침체되고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어 걱정이다. 중국의 저가 수출 지속되고 있고 철강재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시장이 공급자 중심이어서 가격대비 비탄력적이라는 문제점이 있다.
 한편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서 중국 구조조정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허베이성에서 조강생산능력 감축 얘기가 나오고 중국 10대 철강사 통합, 산시성 고로 5개가 중단된다는 얘기들은 구조조정 진행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철강 시장은 향후 최소 5년간 저성장을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돼서 철강재 수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수요산업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어서 철강재 내수 증가율도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철강재 연평균 내수 증가율이 2000년대 3.2%였다가 2010~2015년까지는 2~2.9%까지 떨어졌다. 앞으로는 1.5~1.7%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이명우 철강협회 상무 : 철강업계는 한 마디로 공급과잉에 허덕이고 있다. 공급과잉이 5억~6억톤 정도로 알려졌는데, 이는 전체의 25~3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대부분이 중국이 문제고 우리가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분기 수요산업 동향을 보면 건설투자가 4% 정도 늘어났다. 건설 수주는 부진하다고 하니 하반기로 가면 건설이 전반적으로 연간 1%밖에 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생산이 1분기 3.7% 증가했지만 하반기엔 1.7% 증가로 줄어든다. 조선 건조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분기 철강 수급을 보면 국내 수요는 좋아지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위축이 돼서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1분기 철강재 생산은 7.8%. 소비는 12.8% 증가했다. 수치상으론 좋았는데 수출이 4% 늘고 수입은 7% 증가했다.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증가하고 수출이 주춤한 것인데, 이는 결국 국내 철강 수요 증가분을 수입재가 다 차지하고 생산 증가분은 수출이 담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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