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 ‘봉’으로 여기는 한국 기업

한국 소비자 ‘봉’으로 여기는 한국 기업

  • 철강
  • 승인 2014.08.1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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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유영민 ymyoo@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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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민 기자
  6일 방송된 MBC ‘불만 제로 UP’에서는 ‘한국인만 모르는 국산 과자의 비밀’ 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국내 제과업체의 해외 판매과자와 내수용 과자의 차별 문제가 폭로됐다.

  한국과 일본에서 판매하는 같은 제조사의 동종 초콜릿 제품의 가격과 양을 비교한 결과 가격은 2,000원과 200엔으로 표면적으로는 비슷했다. 그러나 국내 판매제품에는 12개의 초콜릿이 들어 있는 반면 일본 판매제품에는 24개의 초콜릿이 들어 있어 양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양적인 차이 뿐 아니라 제품의 질에서도 차이가 났다. 일본 판매제품에는 초콜릿의 재료로 사용되는 카카오 버터가 함유된 반면 국내 판매제품에는 카카오 버터 대신 가격이 싼 식물성 유지가 사용됐다. 카카오 버터의 가격은 1㎏당 2만2,000원이지만 식물성 유지는 1㎏당 5,000원에 불과하다. 결국 같은 가격의 제품이지만 국내 판매제품에는 저가의 원재료를 사용한 반면 일본 판매제품에는 고가의 원재료를 사용한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당 업체의 해명은 더욱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제작진이 해당 업체에 문의한 결과 해당 업체는 “한국인의 입맛에는 저렴한 식물성 유지가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과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 제과업체의 ‘맛동산’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미국의 맛동산은 중량 420g, 한국은 325g으로 미국의 양이 더 많았다.

  그렇다고 한국의 맛동산 가격이 더 낮은 것은 아니었다. 미국은 1.99달러(한화 약 2,048원)인 반면 한국 맛동산은 3,840원으로 1,800원 정도 더 비쌌다.
두 제품 모두 국내생산 제품으로 제조과정에서 국내 제품의 가격이 더 비싸질 이유는 없었다.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실장은 “한국 소비자를 그동안 봉으로 알고 있었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역차별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날 방송에서는 국내 제과업체들의 국내 소비자 역차별에 대한 집중진단이 이뤄졌다. 훨씬 많은 양에 가격까지 저렴하다고 하니 소비자로서 배신감까지 느꼈다. 하지만 과자에서만 이 같은 역차별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 휴대폰, 가전 등도 해외 판매제품이 국내 판매제품보다 더 싸거나 품질이 더 좋다는 기사가 종종 보도된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할 때면 국내기업들이 과연 ‘국산품 애용’을 운운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소비자는 물론 사회의 신뢰를 잃은 기업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국내기업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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