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 맞는가?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 맞는가?

  • 철강
  • 승인 2014.12.0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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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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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특수강에 이어 포스코특수강 매각 계약이 체결되는 등 철강금속 업계의 구조조정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 철강금속 업체는 물론 대기업을 막론하고 진행되고 있는 여러 구조조정 건 중에서도 철강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사안은 바로 동부제철이다.

  지난 10월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동부제철의 경우 채권단이 열연강판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키로 결정함으로써 국내 열연강판은 물론 철 스크랩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 확실하다.

  채권단이 경영에 착수하자마자 전기로를 포함해 열연강판 생산을 중단키로 한 것을 보면 그야말로 동부제철로서는 가장 큰 문제가 전기로에 의한 열연강판 생산이 아니었는가 하는 추정을 하게 된다.

  사실 본지도 지난 2007년 동부제철이 상공정인 열연강판 투자설이 나올 때부터 전기로 방식의 열연강판 투자에 대해 보다 신중한 검토를 충고하고 요청한 바 있다. 동부제철의 열연 투자 결정은 물론 상공정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결연한 의지에서 시작됐지만 그 세부 설비 투자 내용과 원료 확보 등 그야말로 장밋빛 전망과 아전인수(我田引水) 식 해석으로 점철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2009년 11월 준공식에서 궁극적으로 전기로 방식의 1천만톤 제철소를 만들겠다고 보도 자료를 뿌린 것은 그야말로 현실이 바탕이 되지 못한 신기루로 투자자와 업계 전체에 피해를 줄 것이 분명하다는 판단을 지우기 어려웠다.

  여하튼 그렇게 시작됐던 동부제철의 전기로 방식 열연 생산은 꼭 5년 만에 가동을 중단하게 됐다. 이로써 국내 열연강판과 철 스크랩 시장은 커다란 변화, 특히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대규모 대출로 동부제철의 열연 생산설비 투자를 가능하게 했던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금 또다시 국내 철강업계에 악수(惡手)를 던지려 하고 있다.

  바로 열연강판 생산이 중단되면서 기존 냉간압연설비를 가동하기 위한 소재로서 필요하게 된 연간 200만톤이 넘는 열연강판을 대부분 중국에서 구매할 계획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빠른 경영정상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채권단으로서는 값싼 중국산 열연강판을 사용해야 보다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채권단은 대부분 은행들이고 특히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다. 그럼에도 우선의 경영이익 확보와 경영정상화만 노리고 소재 대부분을 수입하겠다는 것은 영리기관과 다름없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국내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급속히 그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중국 철강사들에게는 그야말로 안정적인 시장 확보로 향후 국내 시장에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지금 국내 철강시장이 중국산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철강사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순간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책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국부 유출에다 철강산업의 존폐를 뒤흔드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무리한 투자에 대규모 대출로 국내 철강시장을 뒤흔들었던 산업은행이 또다시 철강산업에 치명타를 입히려 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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