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업계, 시장과 기회는 충분하다

강관업계, 시장과 기회는 충분하다

  • 철강
  • 승인 2014.12.1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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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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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철강 제품 중에서 올해 가장 굴곡이 많았고 현재도 희비가 계속 교차하고 있는 품목 중 하나가 강관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해 7월 미국 강관업계 제소로 시작된 OCTG강관에 대한 반덤핑 판정은 꼭 1년 만인 지난 7월 미국 상무부의 예상보다 높은 최종 덤핑 판정으로 일단락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사실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반응과 함께 대(對) 미 수출 중단과 주요 철강사들의 경영실적 악화를 우려했다. 그동안 주요 강관사들의 생산과 수익 모두 미국 OCTG강관 수출에서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미국 내 OCTG 가격 상승과 함께 우리의 수출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등 반전(反轉)을 예상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피제소국 중 대만 외에는 우리보다 덤핑관세율이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또 공급을 대체할만한 물량, 품질을 확보한 국가가 없다는 점이 바로 그 이유였다.

  결국 미국 강관 및 철강사들의 덤핑 제소 목적이 가격 상승을 통한 이익 확보에 있었고 우리나라가 그 와중에 오히려 혜택을 보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미국 내 OCTG 가격은 톤당 100달러 안팎 상승했고 우리의 수출은 올해 140만톤에 근접해 전년 대비 오히려 50% 내외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덤핑 관세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가격에 수출량은 크게 증가해 결론적으로 “잘된 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듯 철강 제품 중에서 가장 품목이 다양한 강관 시장은 그 특성만큼이나 제품별로, 시장별로 상황이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부침도 아주 심한 편이다.

  국내 강관 생산능력은 대략 1,080만톤 정도다. 그러나 생산량은 560만톤 대로 가동률은 50% 대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주요 철강재 중 가동률 측면에서 가장 낮은 제품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비교적 다른 제품에 비해 주요 강관사들의 경영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은 바로 미국 OCTG 수출 덕이었다. 반면 전선관과 소형 구조관의 경우 대부분 수요 감소와 저가 수입재 증가로 시장 자체가 지리멸렬한 수준이다. 대구경이지만 스파이럴 강관도 사정은 비슷하다. 실제로 주력 제품인 ERW의 가동률은 60% 내외인 반면 대구경인 스파이럴과 롤벤딩은 30%대 초반에 그치고 있다.

  또한 최근 수년간 세창스틸, 일진제강 등 설비가동으로 본격 국내 생산 시대에 돌입한 무계목강관의 가동률은 10% 미만에 그치고 있다. 불과 몇 기의 설비로 무계목강관 수요 특성상 다양한 품종과 규격의 주문을 소화하기는 불가능하다. 특별히 가동률이 낮은 이유다. 

  종합해 보면 대체적으로 강관은 수요 정체 속에 강관사 난립과 수입 증가로 공급 과잉, 경쟁이 격화된 레드오션 시장이다. 그러나 품목별로 시장 상황은 다르고 활로와 틈새시장은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미국 OCTG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도 송유관은 채굴 환경이 나빠지면서 고강도 및 내Sour 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OCTG 역시 고품질 커플링을 체결한 완제품인 ‘OCTG Premium’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무계목강관도 새로운 수요는 항상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용 충격완충장치(Shock Absorber)용 스프링용 소재가 와이어에서 무계목코일튜브로 바뀌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강관 업계의 투자와 시장개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현지화를 위한 해외투자도 극히 제한적이다. 기존 사고와 관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투자와 기술개발, 수요 창출을 위한 획기적 사고 전환과 노력 없이는 국내 강관업계의 영화는 과거의 일에 그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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