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의 권총’ … 실전형 사고 필요할 때

‘장군의 권총’ … 실전형 사고 필요할 때

  • 철강
  • 승인 2015.01.0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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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재현 bangjh@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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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재현 기자
  흔히들 철강업계를 일컬어 보수적인 조직이라는 말을 한다. 철강업계 보다 보수적인 조직을 꼽으라면 단연 군대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복무시절 사단장이 훈련장에 온다 하면 얼굴에 시커멓게 위장을 하고 진흙 바닥을 벅벅 기기 마련. ‘내 꼴이 이게 뭔가’ 한탄도 나오지만 나와 비슷한 모습을 한 대대장, 여단장이 바짝 얼어있는 모습으로 두툼한 점퍼에 가벼운 전투화를 신고 담배를 입에 문 사단장 시중드는 모습을 보며 ‘차라리 내가 낫다’며 자위하곤 했다. 사단장 옆 장교들은 ‘언젠간 나도 저런 모습을 하고 있겠지’ 생각하며 당시의 불편함을 이겨냈을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장군단이 가장 변하지 않는 집단”이라며 육군을 호되게 질책했었다.
일제 식민지와 군사정권을 지낸 역사 때문인지 우리나라 장군들은 그들의 계급장 속에서 본분보다는 권위와 기득을 더욱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윗물이 변하지 않으니 아랫물도 뻔해 각종 군 관련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 장군의 행보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이영주 해병대 사령관. 그가 화제가 된 것은 2014년 말 서북도서 최전방 연평부대 시찰에서다.
당시 그는 방탄조끼 위에 국산 K-5 권총을 무장했다. 뭐 대단한 일인가 싶지만 장군용 요대에 총신이 짧고 가벼운 미국제 콜트 38구경으로 무장하는 것이 다반사인 한국군 장군이 실전용으로 보급되는 권총으로 무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K-5는 38구경에 비해 무게가 200g가량 무겁고 장탄수도 38구경에 비해 7~8발 많다. 앞서 호국훈련에서도 이 사령관은 K-5 권총을 다리에 부착하고 나와 시선을 끌었다.
권위와 위엄을 중요시하는 장군들이 널린 상황에서 이 사령관의 작은 솔선은 병사들의 충성심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했다.

  남북의 대치 속 하루하루 긴장 속에 살아가는 군 조직과 같이 철강업계도 만만찮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중국산의 파고는 점점 커지고 수요산업 불황은 점점 깊어지며 업계의 사기도 저하되고 있다. 형식보다는 효율을 중시하는 실전형 사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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