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재 대응,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수입재 대응,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 철강
  • 승인 2015.01.2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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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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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철강재 수입이 국내 수요 대비 무려 41%에 달해 우리 철강산업의 생존을 크게 위협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철강협회는 20일 2014년 철강 수입실적 잠정 분석 자료를 발표하고 국내 철강시장 상황과 완전히 동떨어진 수입 증가로 철강산업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철강협회의 이날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철강재 수입량은 4년 만에 다시 증가로 반전돼 전년 대비 무려 17.3% 증가한 2,274만톤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철강재 수입은 공급능력 부족이 해소된 2010년 이후 계속 감소했으나 지난해 수급 상황과 관계없이 중국산 유입 증가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산 수입 급증 원인은 국내 요인(수입 수요 증가)이 아니라 중국 내 공급 과잉 심화와 증치세 환급 정책을 위법·편법적으로 악용한 경우가 많아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품목별로 보더라도 열연강판, 중후판, H형강, 봉강, 반제품 등 주요 제품의 수입재 시장점유율(내수 대비)은 모두 30~40%대에 달하고 있어 국내 철강시장 기반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생산업체나 유통가공업체 대부분이 판매량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크게 고통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공급여력을 충분히 확보한 주요 철강국 중 40% 내외 수입 비중이 지속된 국가는 없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볼 때, 최근 국내 철강시장에 대한 수입재 타격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철강업계가 이미 수년 전부터 수입 과잉과 저가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해 왔음에도 오히려 수입량이 늘어나고 시장점유율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철강업계는 수입 대응재를 특별 판매하는 한편 한국철강협회를 중심으로 건설기술진흥법과 원산지표기법 강화, 확대로 국산 및 품질 인증 제품의 사용을 독려해 왔다. 또 철강협회 내에 부적합 철강재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MTC(품질검사증명서) 위변조 방지 시스템(Q-Real)을 구축하여 불법 불량 수입재를 관리하고 단속할 수 있도록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는 협회 내에 철강산업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수입상황 모니터링 등 수입재 급증에 따른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해 온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철강재 수입은 오히려 크게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금까지 수년 간 우리 철강업계가 쏟아 부은 각종 수입재 대응 정책과 노력이 별로 효과가 없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수요업계, 특히 구매자의 가격 위주 구매 방식이 다른 무엇보다 저가의 중국산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가 쉽사리 바뀌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지금부터라도 좀 더 치밀하고 분석적인 대응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당위성은 충분히 입증됐다고 본다. 단적으로 말해 이미 실패한 종전 방식에 매달려 수입 감소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내 철강업체 간의 소모적 판매경쟁을 지양하고  신뢰와 협력을 전제로 한 대화가 무엇보다 첫번째로 요구되는 일이다. 더불어 수요업계가 국산 철강재를 선호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간 협력 체제 구축만이 진정으로 수입을 줄일 수 있는 일이 분명하다. 또한 정부나 입법부 등 정책 관계자의 철강산업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보다 적극적으로 불공정 수입에 대해 반덤핑 조치 등 통상규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철강업계와 협회의 혁신적 변화와 실행만이 우리 철강산업을 고사(枯死)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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