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속 개구리’가 될 것인가?

‘냄비 속 개구리’가 될 것인가?

  • 철강
  • 승인 2015.02.0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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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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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느 해보다 어려웠던 2014년 철강업체들의 경영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포스코는 1월 29일 공시를 통해 매출액은 제품 판매단가 하락으로 4.3% 감소했지만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등 수익성 개선 활동으로 영업이익이 6.1% 증가함에 따라 (매출액)영업이익률은 8.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3년 7.2%에 비해 약 0.8%p 향상된 결과다.

  현대제철 역시 같은 날 기업설명회를 통해 2014년 영업이익률 9.0%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냉연사업 합병 등으로 전년 대비 25.1%나 늘어난 16조원 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 역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로 무려 2배 정도 늘어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3.4%p나 높아졌다.

  국내 철강산업을 이끌고 있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일관제철소들의 경영실적이 향상된 것은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일관제철소들의 영업실적 개선, 여타 외국 일관제철소에 비해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우려감을 지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2014년 영업이익 증가의 상당부분은 철광석, 원료탄, 철 스크랩 등 원료 가격 하락 분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다시 말해 상대적으로 제품 가격 하락 폭이 작았고 그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었던 덕을 보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반대로 원료 가격이 강세로 돌아섰을 때다. 이미 가격 결정권 상당부분이 수요가에게 넘어간 상태에서 제품 가격을 제 때 반영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완전히 반대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대형 일관제철소들의 경영실적에 비해 앞으로 발표될 여타 중견, 중소 철강사, 수요업체들의 경영실적은 상대적으로 형편없을 것이며 적자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관제철소들은 대량 물량과 가격 선도 역할로 그나마 현재와 같은 어려운 상황을 견대내고 있지만 여타 철강사들은 한계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일관제철소 제품을 소재로 사용하는 상당수 철강 제조 및 유통가공업체, 수요업체들이 무너질 경우, 결국 일관제철소들도 수요 기반의 상당부분을 상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곧 우리 철강산업 전체가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일단 지난해 대형 철강사들의 경영실적이 개선됐다는 점은 사뭇 반가운 일이다. 특히 업계 전반이 ‘위기’ 상황임을 고려할 때 상당히 긍정적인 일로 판단된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은 수년간 어려운 경영환경 지속으로 ‘위기’와 ‘극복’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CEO의 위기 선언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 외에 진정한 혁신과 변화는 경영안정 등을 이유로 뒤로 밀리고 있다. 결국 임직원들은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고 특별히 해야 할 일과 이유를 모르거나 잊고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철강업계가 처해 있는 현실은 진정 최악의 위기 국면이다. 이럼에도 단기적으로 거둔 대형업체들의 ‘괜찮은 실적’으로 인해 업계 전체가, '위기'는 구호에 그치고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특단의 대책과 노력 없이 ‘냄비 속 개구리’와 같이 죽어가게 될까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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