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었다

  • 철강
  • 승인 2015.03.1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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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성수 ss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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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수 기자
옛말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라는 말이 있다. 늦었다고 생각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일을 실행하는 것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보다는 낫다는 뜻이다. 요새는 이 말을 살짝 변형한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었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옛말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빼고 현실 그대로를 반영한 말이다. 어쨌든 뜻은 같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진짜 늦은 것이기 때문에 빠르게 실천하라는 말이다.

  요즘 스테인리스 업계를 보면 위의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스테인리스를 비롯한 철강업계는 기타 다른 업계보다 좀 더 보수적인 면이 많다. 이 일에 오래 종사하신 분들일수록 그런 성향은 더욱 크다. 20~30년 넘게 한 길만 바라보고 살아오신 분들이라 변하기도 쉽지 않고 변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지금 스테인리스 업계는 누가 봐도 힘들다. 중국산 저가 제품에 치이고, 수많은 업체 간 경쟁에 피를 쏟고, 수요부진에 앞이 깜깜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으로는 이제 살아나갈 수 없다. 변하지 않고 멈춰있어서는 언젠가는 도태되고 사라지기 마련이다. 스테인리스 호황시절이 지나가고 근 10년 동안 시장은 하향세를 그려왔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조금씩 조금씩 상황은 나빠졌다.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제조업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얼마 전 포스코가 스테인리스 출하가격을 동결했다. 3개월 간 가격을 동결하면서 유통업체들의 볼멘소리도 잦아졌다. 저가 중국산이 수입되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늦장대응을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포스코의 대응에 배신감을 느꼈다는 업체들도 적지 않았다.

  포스코의 입장에서는 3월적 물량이 들어오는 시점부터 대응을 해도 늦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저가수입재가 들어오면서 가격하락을 막을 수 없게 됐다. 일부 관계자는 포스코가 차라리 1월에 출하가격을 인하했다면 수입물량이 적어 가격하락을 막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저가 수입재는 들어오고 판매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이를 막을 묘수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은 거다. 하지만 늦었다고 손 놓고 있으면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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