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속 변화 아닌 개혁이 필요하다

안정 속 변화 아닌 개혁이 필요하다

  • 철강
  • 승인 2015.03.30 06:50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월 27일은 철강업계의 정기 주주총회가 가장 많이 열린 날이다. 특히 이날 주총은 동국제강 등 전기로 제강사들과 선재업체들, 단조업체 주요 업체들이 상당수 주총을 가졌다.

  그런데 이날 철강업체들의 주총 모습은 상당히 무거웠다. 지난해 경영실적이 부진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대부분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특히 몇몇 업체들은 적자로 전환되거나 적자 지속을 면치 못했다.

  한 해를 공식적으로 결산하는 이날 주총 분위기는 말 그대로 현재의 철강업계 전반적인 상황을 그대로 대변해준다고 볼 수 있다. 올해도 벌써 3개월, 4분의 1일 지나가고 있지만 지난해와 별반 사정이 달라지지 않아 더욱 침울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난해 업종별 경영실적이 최종 집계되지 않았지만 특히 봉형강류를 주로 생산 공급하는 전기로 제강업계는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이날 주총을 가진 주요 제강사 5개업체의 매출액은 모두 2013년보다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3개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가장 비중이 큰 동국제강의 적자 전환으로 5개사 전체로도 적자를 기록했다. 그만큼 철강 제품 중에서도 철근, 형강 부문이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해 준다.

  우선 철근은 수요가인 건설회사와의 가격 협상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상실한 탓이 크다. 형강의 경우 중국산 저가 제품의 대량 수입으로 ‘울며겨자 먹기’로 가격을 내린 탓이고 수출에서도 중국산과의 경쟁 때문에 제 가격을 못 받고 있는 이유다.

  사정기관의 포스코 수사 등으로 업계가 뒤숭숭하지만 철강금속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있다. 이미 중소 철강사들 중 상당수가 자금난으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부도가 난 업체도 많고 스스로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 또 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앞으로 2~3년만 계속 된다면 국내 철강산업이 큰 위기를 거쳐, 대폭적인 구조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주총에서 대부분 CEO들은 실적 부진 만회와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타개 노력은 결국 극단의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그리고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주총뿐만 아니라 철강금속업체들의 위기 극복 타개책은 CEO들의 방향 설정에도 불구하고 구체성에서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현재 처한 상황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임에도 왠지 절박감을 느끼기에는 내용이 부실하다는 느낌이다.

  회사 개혁의 가장 중심점은 인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를 제외하고 인사 부문에서의 혁신은 특히 별로다. 대표적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포스코만 하더라도 인사를 잘 정리했으면 상황이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현 상황은 여러 면에서 안정 속의 변화가 아니라 그야말로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