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놀음에 녹스는 철강도시

정치놀음에 녹스는 철강도시

  • 철강
  • 승인 2015.05.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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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진욱 j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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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욱 기자
  코스틸 박재천 회장이 압수수색 이후 36일만에 구속됐다. 슬래브 등 철강 중간재를 포스코에서 사들이면서 거래대금이나 매출액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다. 이번 박 회장 구속으로 포스코그룹 수뇌부를 겨냥한 검찰 수사는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가 장기화됨에 따라 포항에서는 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와 거래업체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역 경제를 완전히 마비시킬 수도 있다고 포항 지역민들이 발끈하고 있는 것.
실제 포항에서 포스코가 차지하는 경제적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포항을 대표하는 기업 대부분이 포스코와 관련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며 포항상공회의소도 상공위원 48명 가운데 절반이 포스코 계열사나 외주 파트너사일 정도다.

  특히 이번 검찰수사가 포스코 길들이기, MB정권 표적수사라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불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어떤 뚜렷한 목적(?)을 갖고 철강업계를 휘젓는 정치 놀음에 애꿎은 지역민들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검찰 조사 자체를 부정하는 여론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한편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포스코 추진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포스코는 CHQ(냉간압조용선재) 업체들과 지속적으로 해외 공장 공동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검찰 조사 이후 손을 뗀 상태로 알려졌다. 또 당초 포스코는 지난 3월 말과 4월 초 중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포스코건설에 1조원 규모의 투자 본계약에 사인을 앞두고 있었지만, 포스코건설의 직접 수사에 따른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예정된 본 계약은 무기한 연기됐다.

  검찰이 순수한 의도로, 오로지 기업 비리 척결만을 위해 수사에 나섰다면 포항 지역민들은 경제적 피해를 입더라도 쉽사리 불만의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연중행사 식으로 반복되는 수사 행태는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하다.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 현 시점에서 포항 지역민을 위한 최선은 무엇일까? 비리척결에만 집중하는 신속한 검찰수사, 그리고 종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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