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위기’ 철강도 예외 아니다

‘샌드위치 위기’ 철강도 예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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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0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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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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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정부는 5월 수출 실적이 6년 만에 두 자릿수인 10.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저유가, 엔저, 중국 저성장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와 휴대폰을 제외한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모두 급감했다.

  보다 더 큰 문제는 무역수지가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무려 4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무역 흑자로 쌓인 돈이 원화가치를 높이고 원화가치 상승은 한국의 수출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상황에 대해 중국, 일본의 대공세로 수출산업이 진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동안 우려했던 한국경제의 ‘샌드위치 위기’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단순 가공무역에서 탈피해 고부가 제품 수출을 확대하면서 우리와 경합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일본 역시 엔저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음은 물론 중장기적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4개월 연속 줄면서 이것이 중국의 무역 전략 변화와 맞물려 고착화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런 상황들은 철강 부문에서도 똑같이 진행 중이다. 실제로 4월까지 철강재 수출은 물량 기준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 단가 하락으로 금액은 9.1%나 감소했다. 수입 역시 마찬가지다. 수입량은 3.8% 감소했지만 수입 금액은 무려 15.1%나 줄었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는 312만톤, 28억7,8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물량은 14.6%, 금액은 6.5%가 증가한 것이다. 역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다.  

  중국의 철강재 수출은 지난해 9,200만톤에서 올해는 1억2천만톤까지 증가할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또 수출 품목도 저급재 위주에서 고급강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일본 철강사들의 경쟁력 회복, 해외 진출 전략도 과거와 달리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대 철강사인 신닛데츠스미킨(NSSMC)은 2014 회계연도 매출액 5조6,100억엔을 기록했다. 타국 철강사들이 매출 감소를 면치 못한 반면 1.7% 증가를 기록했다. 경상이익은 4,517억엔으로 무려 25.1%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한편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거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철강은 여타 산업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 중국, 일본 수입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특별히 높다. 내수 대비 44%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다시 말해 국내시장에서도 수입재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에서는 그야말로 샌드위치 입장에 처해있는 것이 우리 철강업계의 현주소다.

  그러나 우리 정부나 철강업계의 대응전략은 아직 이렇다할 것이 없다. 특히 정부나 업계 전체 차원에서의 대응은 제로 상태다. 그야말로 미래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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