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판매 시스템 재구축해야 한다

조업·판매 시스템 재구축해야 한다

  • 철강
  • 승인 2015.06.2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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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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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도 상당 기간 철강시장의 공급 과잉 구조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쉽게 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공급 과잉 환경에서 철강사들의 생존 여부는 원가경쟁력과 판매능력에 좌우될 것이 분명하다. 남보다 더욱 싼 가격에 철강재를 생산해냄은 물론 극심한 경쟁 속에서도 판매를 할 수 있어야 생존이 가능해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철강산업의 생산과 판매 특성을 자세히 검토해보는 것이 생존의 조건, 나아가 위기 이후의 기회를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을 찾는 방법의 하나라고 판단된다. 

  생산 측면을 살펴보면 그동안 우리 철강사들은 낮은 원가보다는 최대 생산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오랜 기간 공급능력이 부족하고 대부분의 제품이 독과점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최대 생산이 곧 최대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철강 공장의 대표적 관리지표가 생산량 그 자체였던 시절이 쭉 이어져 왔다.

  대표적 사례로 전기로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TTT(Tap to Tap Time, 장입에서 다음 장입까지 걸리는 시간)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짧은 수준이다. 다시 말해 동일한 규모의 전기로에서 주어진 시간 내 우리나라 제강사들이 일본이나 그 어느 나라보다 많이 생산해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이제는 생산량보다는 얼마나 저렴하게 생산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바뀌었다. 주어진 시간에 가장 저렴하게 적정 수준의 생산량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리지표가 된 것이다.

  이제 저원가 조업(低原價操業)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철강사 생산현장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합금철 등의 고가 원료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강도를 얻어내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포스코가 싼 원연료를 투입해 적정 품질의 제품(용선)을 얻어내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사례다.

  두 번째는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제품(철강재)을 팔 수 있는 판매력이다. 그런데 판매 부문에서의 변화는 상당히 복잡 미묘하다. 우선 우리 수요가들은 공급부족에 오랫동안 시달려 왔으면서 또 한편으로 필요 이상의 품질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과거 국내 철강 판매는, 판매가 아니라 분배(分配, Distribution)였다. 따라서 진정한 마케팅이나 고객 관리 능력이 제대로 갖춰졌다고 보기 어렵다. 수요가들은 필요 이상 품질의 고가 제품이라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가 중국산 철강재 확산의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가격 차이 때문이었지만, 그것을 사용한 결과 수요가들의 품질과 가격에 대한 기준은 이제 보다 더 정확해졌다.

  결론적으로 이제 국내 철강사들은 더욱 세분화된 적정 품질의 제품을, 더욱 저가에 생산,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다시 말해 수요가 구미에 가장 맞는 생산·판매 시스템을 갖춰야 생존할 수 있게 됐다.

  저원가 조업과 수요가 중심 판매 시스템의 조화, 그것이 공급 과잉 시대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생존 조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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