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우량기업으로 거듭나야

동국제강, 우량기업으로 거듭나야

  • 철강
  • 승인 2015.06.2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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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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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우내환에 시달리던 동국제강이 대대적인 인적 구조조정과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하면서 본격적인 기업 회생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동국제강의 경영난이 표면화된 것은 철강경기가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지난 2012년부터이다.
전 세계적인 철강 공급 과잉, 특히 조선과 건설부문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주력 제품인 후판과 철근 시황이 모두 악화되며 상황이 급전직하했다. 2012년 영업손익은 1,150억원 적자로 전환됐고 2013년 잠시 소폭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다시 670억원 적자였다. 올해 초 유니온스틸을 합병했지만 역시 1분기에만 68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60여 년의 전통, 매출규모 3위의 한국을 대표하는 철강사이다. 이런 동국제강의 경영 악화와 재무구조 부실화는 그야말로 동국제강은 물론 철강인 모두의 아픔이 아닐 수 없다.
동국제강 경영 악화 원인에 대해 사람들은 먼저 철강경기 악화를 꼽는다. 이어 ‘신(新)사옥의 저주’와 함께 골프장 건설, 10년 넘게 끌어온 브라질 제철소 건설 장기화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볼 때, 무엇보다 무리한 후판 공장 증설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2010년에 당진에 새로운 후판 생산설비를 놓았다. 당시 후판 공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조선사들이 후판 생산능력 확충을 요구했고 정부 역시 설비 증설을 종용했다. 동국은 물론 포스코 광양 후판 공장, 현대제철 당진 후판공장이 모두 서둘러 증설한 결과다. 2007년 628만톤이었던 후판 생산능력은  2010년 1,389만톤까지 늘어났고 이후 현대제철의 추가 증설로 지난해 1,459만톤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이후 조선과 건설 경기가 급전직하했고 중국의 후판 생산 증가가 이뤄지면서 국내 후판 수요는 수백만 톤이 급감했다. 수출을 합친 총수요는 2011년 1,540만톤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2013년에는 1,120만톤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1,293만톤에 그쳤다. 생산량 역시 1,100만톤까지 갔다가 이제는 900만톤 내외에 그치고 있다. 특히 상공정을 보유하고 수요가까지 확보하고 있는 포스코나 현대제철에 비해 원가나 판매 면에서 불리한 동국제강은 가장 낮은 가동률, 그리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현재 동국제강 어려움의 근본적 책임은 기존 경영진에 있지만 정부나 조선사들에게도 책임의 일부는 분명히 있다.

  여하튼 이번에 동국제강은 지난해 1,449억원의 유상증자, 올해 4월 페럼타워 매각(4,200억원) 등에 이어 경영 악화 원인에 가장 부합하는, 그리고 강력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했다. 이제 동국제강의 미래는 장세욱 대표를 포함한 새로운 경영진이 좌우하게 됐다. 

  어려움에 처한 상당수 철강사들이 무늬만 위기 극복, 구조 조정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동국제강의 이번 조치는 실질적이고 강력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모쪼록 이를 제대로 잘 추진해 전통의 탄탄한 우량 철강기업 동국제강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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