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강재, 루비콘강을 건넜다

중국산 철강재, 루비콘강을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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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0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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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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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KIET의 김주한 박사는 지난해 9,380만톤으로 최대를 기록했던 중국의 수출이 올해는 적어도 1억톤을 넘어설 것으로 발표했다. 혹자들은 올해 5월까지 중국의 수출량을 기준으로 추정할 때, 최대 1억2천만톤까지 전망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커진 민영 철강사들의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전략 또한 우리로서는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최근 중국 철강사들의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우선 국내 진출한 유일한 스틸서비스센터(SSC)인 바오산강철의 BGM이 영업인력 확충과 창원지역 신생협력사들에게 샘플 제품 공급 등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열연 부문에서도 상담강철, 오광그룹에 이어 올해 초 일조(르자우)강철이 여의도에 지사를 개설한데 이어 부산에도 사무실을 개설한다는 소식이다. 민영철강사인 르자우는 봉형강류를 모태로 2000년대 후반 열연강판까지 확대한 후 최근 설비의 대규모 개선과 더불어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철근 부문에서는 하북경업강철유한공사가 눈에 띈다. 민영 4위 철강사인 하북경업은 지난 5월 말 철근 KS 인증을 획득했다. 물론 지금까지 철근에서 KS 인증을 받은 중국 철강사는 20여 개에 이른다. 2012년 이후에만도 9개사다. 그런데 하북경업은 최초로 SD600까지 인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중국 철근 제조업체들이 이미 초고장력강 생산과 더불어 한국 시장 공략을 크게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일은 제조업체가 아닌 대형 철강 유통무역상의 국내 진출이다. 최근 한국시장에 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베이징호운파경무유한회사가 대표적이다. 베이징호운파는 형강류를 위주로 판재류, 강관 등을 취급하는 철강 유통 50위 내의 대형 유통무역업체로 중국 내 주요 철강사들과 거래하며 종합물류센터와 7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철강사들이 국내 중소 강관 제조업체들에 열연강판과 용융아연도금강판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저가는 물론 어음거래 등 거래조건까지 우호적으로 변경하면서 판매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 철강사들의 파상적인 국내 시장 공격이 보다 더 확대된다면 수입량은 지난해 1,340만톤, 국내시장(내수) 점유율 25%에서 그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그야말로 국내 철강시장이 중국 철강사들의 내수시장화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극한의 불안감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할 때,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단순한 수입 증가의 문제를 이미 넘어섰다고 봐야 한다. 말 그대로 철강산업의 생존이 달린 중차대한 문제라는 인식이 우선 필요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업계 일각에서는 양국 간 외교 및 교역 관계 등을 고려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며 조금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루비콘강을 건넌 중국 철강사들에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면 우리 스스로 트로이가 되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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