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할 일이 이것 뿐인가?

철강업계, 할 일이 이것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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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2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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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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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전기로 제강사 관계자들이 산업부를 항의 방문했다는 소문이다.

  내용인즉, 포스코가 베트남산 철근, 형강을 수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해외계열사인 POSCO SS-VINA의 철근 등 봉형강 제품의 KS 인증을 최근 획득하면서 국내 수입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철근, 형강을 생산, 공급하고 있는 전기로 제강사들이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몇 년 간 지속되고 있는 힘든 상황에서 최근 주택 건설의 반짝 호조로 수요가 늘어나 잠시 주름살이 펴진 것이 철근 시장이다. 그러나 시황 개선이 되는가 했더니 곧바로 중국산 수입 급증이 변수로 등장했다. 여기에 포스코가 해외 계열사 물량을 들여온다는 소식은 제강사들로서는 그야말로 황당한 일로 받아들여진 모양이다. 

  하지만 포스코가 해외 계열사 물량을 국내로 들여온다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는 일이다. WTO의 공정무역(Fair Trade) 관점에서도 전혀 틀린 일이 아니다. 또 이미 여타 철강 대기업들이 다른 철강제품을 해외 계열사에서 국내로 들여오기도 하고 일부는 아예 수입재를 들여와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포스코만 유독 그런 일도 아니다. 

  특히 현대제철의 일관제철 진입으로 판재류 및 선재 등 고유 영역에서 시장을 나누게 된 것이 포스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수강 부문을 포기하는 등 수세에 몰려온 포스코로서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철근 및 형강 시장 진입은 반대로 포스코가 현대제철의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에 포스코는 안 된다고 하면 포스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현재의 논란은 과잉 시대, 또 국내 시장의 본격적인 경쟁체제 진입이 가져온 결과다.

  다만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포스코가 가야할 길이 과연 이런 것인가 하는 점에서는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다. 해외 계열사 제품 수입 자체의 당위성, 경쟁력 및 지속 가능성 등은 다 논외로 하더라도 과연 수입재를 업계 맏형인 포스코가 앞장서 들여와도 좋은가 하는 사실이다. 이를 타당하게 설명할 수 있는 명분이 꼭 필요한 일이다.

  지금 철강업계는 수입재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최고 수장이 명분을 잃게 되는 그 현실이 가장 우려할 일이다. 또 포스코P&S의 수주능력 확대라는 단기적 시각보다는 보다 더 장기적인 생존발전 전략을 강구하고 같은 차원에서 업계를 리딩해야 하는 것이 최고 맏형 포스코가 할 일, 포스코다운 일이다. 

  또 한 가지 포스코 수입을 반대하는 제강사들 역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동국제강 등은 앞서 언급한대로 반대의 명분이 없다. 그러나 여타 중견 제강사들은 분명 할 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공급과잉 속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얼마나 키워왔는지 스스로 반문할 일이다.

  일시적 호황을 나누기 싫은 욕심으로 잡음을 내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에 보다 더 진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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