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보고서 ‘해프닝’을 보며

철강산업 보고서 ‘해프닝’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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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1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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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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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철강업계가 잠시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다가 황당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산업부가 철강산업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했고 이것을 청와대에 보고할 예정이라는 모 일간지 기사 때문이었다.

  세종시 주재기자 명의로 1면에 올라온 이 기사는 산업부가 마련한 ‘철강산업 사업재편 기본방향’이라는 보고서를 근간으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내용인즉 포스코는 철강사업 이외의 사업을 모두 과감히 정리하고, 현대제철은 동부제철을 인수하고 자동차강판 생산에 집중하는 한편 철근, 형강 설비는 폐쇄하며, 동국제강은 선박용 후판 생산을 중단하고 고부가가치 후판 생산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이 기사는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고 구조조정 방안 역시 상당부분 옳은 방향이 아닌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이야기임을 업계 관계자들은 금방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제철의 전기로 제강 능력을 현재 2,400만톤이라고 표현한 것이나 조선용 후판을 고부가가치 제품이 아닌 것으로 본 것 등이다. 또 철근, 형강 생산을 지방 중소업체에 넘겨주라 한 것도 철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완전 사실무근이라는 해명자료를 배포했고 해당 부서인 철강화학과 관계자는 그런 보고서를 작성한 적도 관련된 문건도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더불어 “업계의 자율적인 구조개편 움직임에 법적, 행정적 지원을 할 계획이지만 이를 강제할 계획은 전혀 없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렇다면 궁금증은 도대체 누가 이런 거창한(?)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이것이 어떻게 일간지 1면 탑 기사로 게재될 수 있었던가 하는 사실이다. 해당 일간지는 이 보고서의 기사 게재 경위에 대해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두 번째는 이러한 무리한 기사가 나올 정도로 지금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절실하다는 사실이다. 경제부총리는 물론 금융위원장 등이 나서서 조선, 철강 등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까지 한계기업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한 조선, 철강,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을 언급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은 어떤 식으로든 이뤄져야 할 일임에 분명하다. 중국 발 공급과잉과 가격 경쟁 심화 속에 세계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물론 국내 시장을 수입재에 삼분의 일 가량 내주고 있는 것이 현재의 철강산업 현실이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개별 업체는 물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를 개편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 때문에 개별 기업에게만 맡겨서는 국가 차원의 철강산업 최적 구조를 만들어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자유시장의 원칙대로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의 다양한 의견과 입장을 조정하고 그 속에서 최적의 방안을 마련해 나가는 ‘철강산업 구조개편 협의회’와 같은 조직의 구성과 역할을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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