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주의(융합), 강대국 · 강한 회사의 조건

다문화주의(융합), 강대국 · 강한 회사의 조건

  • 철강
  • 승인 2015.11.0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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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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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군과 함께 알프스산맥을 넘은 것으로 유명한 카르타고의 한니발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 2만5천의 병력으로 수십만 병력의 로마를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가 후일 ‘전략의 아버지’로 불린다. 
  전투의 여러 요소를 적절히 활용해 통상적 전투력의 몇 배를 끌어내는 전투의 천재였다. 더욱이 이역만리 적지에서 17년간을, 대부분 용병인 자신의 군대를 잘 이끌었다는 사실은 그의 뛰어난 리더십을 증명한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전략도 최종 전쟁에서는 실패했다. 무엇보다 로마에 굴복해 복종하게 된 많은 도시국가들이 로마군의 주축이 무너지면 반란을 일으켜 한니발에 협조할 것이란 그의 예상이 빗나간 탓이다.
  의외로 로마 연합은 견고했고, 2~3개 도시를 제외하고는 끝까지 항전했다. 이것이 한니발의 초반 대승을 무력화시킨 주된 원인이다. 2차 포에니전쟁의 시련을 극복하고 승리를 쟁취한 로마는 일약 일개 도시국가에서 세계제국으로 발전하는 시발점을 맞게 된다. 

  이렇듯 강대국으로 도약하게 된 로마는 다른 국가와 달랐다. 로마에 굴복했던 속주들은 패배를 거듭하는 로마 연합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그 핵심이 바로 ‘로마 시민권’이라고 추정된다.

  그리스 문명의 전성기를 이끈 두 도시국가는 아테네와 스파르타다. 이들은 편입된 도시 국가들의 시민들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았다. 그들은 어떤 경우에도 시민권을 획득할 수 없는 이류 시민이었다. 이러한 배타성이 결국 그리스 도시 국가들의 결속력을 약화시켰고 이후 전쟁에서 패배하게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스파르타는 외국인 배척이 심했는데 스파르타가 멸망에 이르는 100년 사이 8천명이었던 시민권자가 1천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스파르타의 대부분이 시민이 되지 못한 속주민이나 노예들이었는데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국가에 충성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로마는 자신들이 정복한 지역이나 도시 국가 사람들을 로마의 시민으로 받아들였다. 진정한 ‘융합’이다. 가장 극렬하게 저항했던 삼니움(Samnium) 인들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했다. 그들에게 로마는 정복자가 아니라 새로운 조국이었고 로마연합의 운명이 자신과 공동체가 되었던 것이다.

  로마의 시민권은 요즘 우리 사회의 이슈인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와 상통한다. 문화적 다양성을 장려하고 인정하는 이러한 변화는 과거 우리나라의 단일 혈통, 민족과는 완전히 맥을 달리한다.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을 국민으로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진정한 다문화주의를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철강업계를 돌아보면 현대제철이 눈에 띈다. 인천제철을 모체로 강원산업과 한보철강 등을 합병한 현대제철의 성공 근간에는 로마와 같은 융합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지 않나 생각된다.
  과연 순혈주의(純血主義)와 다문화주의(융합), 어느 것이 강대국, 강한 회사가 될 수 있는 조건인가는 충분히 입증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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