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협의체 회의 결과를 보는 시선

구조조정협의체 회의 결과를 보는 시선

  • 철강
  • 승인 2015.11.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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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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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취약업종 구조조정 방향이 드디어 나왔다. 지난 15일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2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협의체’ 회의가 열렸고 철강, 조선, 석유화학, 건설, 해운 등 기간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방향을 결정한 것이다.

  이날 협의체는 철강산업에 대해서는 합금철, 강관  등 두 부문에 대해서 언급했다. 합금철 분야는 구조적 공급과잉인 만큼 시장 자율적 설비 감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독려키로 했다. 강관은 수요부진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고 필요할 경우 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정부는 이번 논의사항을 현재 채권은행들이 진행하고 있는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신용위험 평가를 주관하는 채권은행들은 협의체의 논의 결과를 자체 평가에 반영해 해당 업종에 대한 평가를 보다 엄격하게 진행하게 된다. 이번 구조조정 협의체의 구조조정 기본 방향을 보면, 결국 우리가 걱정했던 대로 금융논리가 구조조정의 근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별 특성 및 현재 및 미래 시장 상황과 환경에 대한 고려와 반영 없이 현재 금융 상태에 따라 구조조정 대상 및 방법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산업의 미래 경쟁력과 필요성에 대한 고려보다는 채권은행의 채권 회수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또한 철강업종의 경우 가장 중요한 동부제철의 구조조정 방안, 그리고 이후 철강산업 전반의 틀이 빠져 있어 알맹이가 없다는 느낌이다.

  부처 간 이해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각 산업이 처한 환경과 특수성을 무시한 채 금융논리를 근간으로 구조조정을 강제할 경우 자칫 산업 경쟁력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대표적 사례가 최근 불거져 나온 국내 양대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설이다.두 회사를 합치면 경영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지만 실상 두 회사와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반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컨테이너선이 주력이고 노선이 상당 부분 겹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 특히 세계 각국 해운사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합병으로 노선을 축소하면 그만큼 한국이 처리하는 물동량이 감소할 뿐이다. 

  산업은행이 주도했던 동부그룹 구조조정도 역시  실패작이라는 평가다.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묶어 팔려던 계획이 실패해 동부그룹이 마련한 자구안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동부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며 그룹이 위기에 빠졌고 동부와 산업은행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정부와 금융권이 부채비율 등 재무적 수치만을 앞세워 무리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경우 그야말로 대한민국 경제, 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버리는 결과로 이어질까하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특정 재무기준에 따라 기업을 분류해 구조조정을 하기보다는 업종과 국내외 시장 환경에 따라 각 업종의 미래 경쟁력을 최대화하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며 정부의 구조조정 지원 정책과 법이 하루빨리 실현되어야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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