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虛勢)로는 생존·발전 할 수 없다

허세(虛勢)로는 생존·발전 할 수 없다

  • 철강
  • 승인 2016.01.1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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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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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열린 2016년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는 예년보다 참석자 수가 적었다. 신년 덕담을 주고받는 참석자들로 북적대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자는 다짐이 거론될 때는 동감을 넘어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권오준 회장의 인사말처럼 ‘최근 철강업계에 닥친 도전과 시련이 너무 큰 탓’이다.

  그런데 지난 12월 30일 정부가 내놓은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방안이 떠오르자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의 5개 산업 구조조정 방안에서 철강산업은 고로, 전기로, 열연·후판, 냉연, 봉형강, 합금철 등 6개 품목 중 오직 합금철만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됐다.

  합금철 업계 스스로 연간 생산량을 50만톤으로 약 40%로 줄이고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 하겠다는 것이 전부였다. 고로 등 여타 분야는 상황이 비교적 괜찮을 뿐 아니라 오히려 2~3년 뒤 중국의 일대일로 등이 본격화 될 경우 업황이 더 개선될 것이란 설명까지 부연한 바 있다.

  아무래도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었다. 업계 중심의 모임에서는 7억톤이 넘는 세계적 과잉설비, 저가 수입재로 인한 내수 시장 혼란, 업체 간 출혈 경쟁 등 한계상황이라는 주장이 넘쳐난다.
또 현재 철강업계에 닥친 도전과 시련이 너무 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까지 거론된다.

  그런데 정부는 철강산업이 아직 ‘견실’하고 경우에 따라 업황이 더욱 호전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번에도 윤 장관은 수입규제, 후발국 추격 등으로 어렵지만 지난해 세계 5위 생산과 수출 3위의 위상을 거론했다. 또 한·중FTA가 발효돼 중국 철강시장의 관세장벽이 열림에 따라 우리 철강산업이 처한 현실이 어둡고 실망스럽지만은 않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부 고위급과의 회동 자리에서 업계 대표들은 현재 상황이 뭐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표현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온 바 있다. ‘힘들다’ 하면 감산 등 특단의 조치, 나아가 구조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합금철’을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과 같이 ‘사즉생’을 논하면서 정작 정부 관계자 앞에서는 ‘괜찮다’고 하는 것이 최선인가 하는 반문을 하게 된다. 결론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상황을 정부나 국민들에게 똑바로 알리는 것이 첫 번째요, 더불어 철강산업의 중요성, 필수성을 강조해 다시금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진정한 대응방안을 이끌어내고 실천해 가야 할 것이다.

  철강 없이 제조업 경쟁력은 결코 확보, 유지될 수 없음을 적극 알림은 물론 개별 철강사들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이 먼저 실행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공감하고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설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숙제를 뒤로 미루고 쉬쉬하는 ‘양치기 소년’이 돼서는 넛크래커(Nut Cracker) 상황에 처한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지속 생존 발전을 결코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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