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보고서’를 적극 환영하며

‘철강보고서’를 적극 환영하며

  • 철강
  • 승인 2016.01.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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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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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금속 업계는 얼마 전까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급과잉에 짓눌려 생존을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근본 원인은 변화된 경영, 마케팅 환경에 부합하는 체질 변화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탓이다.
시장은 크게 변했지만 우리의 마케팅 방식은 아직도 상당부분 과거 공급자 중심에 멈춰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문제요, 오직 가격만을 구매 기준으로 삼는 수요가들 탓이라는 변명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수요가들은 너무도 현명하다. 가격과 서비스는 물론 자신들의 생산가공 공정, 최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고려한 결과가 중국산 선택일 것이다.

  공급 과잉 시장에서 원가경쟁력이 중요한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 분명했다. 이미 10년 전에 예측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에 맞는 변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과거 대량 생산, 대량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수익성 중심의 생산, 판매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철강금속 기업 대부분이 예견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질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 좀 더 근본적 원인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이들 기업들 대부분이 변화를 시사했지만 실제로는 강력한 개혁과 변화를 실현하지 못했다. 변화와 위기를 예고했지만 대부분 구호에 그쳤다.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고 방향을 설정하고 실천해 나가지 못했다. 우선의 매출과 이익에 중장기적 목표가 묻혀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며 또 자기 회사에 맞는 혁신의 구체적 방법을 만들어 내지도 못했다. 아예 중장기 비전과 목표조차 설정하지 못한 회사가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정부의 역할 부재도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했다. 산업부 등 우리 정부는 그동안 자본주의, 선진국 논리에 너무도 충실했다. OECD 국가는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에 스스로 묶여 성장발전 정책이나 지원도 아주 제한적이었다. 심지어 전후방 산업을 고려한 철강금속산업의 적정 규모나 미래 비전조차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일본은 수급, 적정 설비규모, 미래 성장 방향 등을 주기적으로 발표, 제시하고 각 기업들은 이에 준해 생산과 투자, 그리고 장기 성장전략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일본 철강산업의 경쟁력 회복의 뿌리가 바로 정부의 역할이었다.

  여하튼 이제 우리 정부가 상반기 중에 ‘철강보고서’를 마련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철강 등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사업재편을 지원한다는 목적이다. 특히 민관이 참여하는 산업구조조정협의체를 구성해 사업재편 관련 보고서를 마련키로 했다. 업계 자율만 강조하다 비로소 그 기준이 되는 적정 설비규모 등을 설정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철강산업의 중장기 미래 비전이 제시돼야 할 것이고 이는 우리 철강기업들의 중장기 목표 설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야 제대로 된 틀 안에서 우리 철강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큰 걸음이 시작된다는 생각이다. 부디 구조조정협의체 구성과 활동에 만전을 기해 객관성과 합리성, 그리고 진정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기준이 설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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