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재 비중 40%, 너무 심각하다

수입재 비중 40%, 너무 심각하다

  • 철강
  • 승인 2016.02.2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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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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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철강협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수입 철강재가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명목소비 대비)이 39.5%로 나타났다. 

  2014년의 40.9%에 비해서는 비중이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40%에 육박하고 있음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철강 수입은 대부분 국내 생산이 어렵거나 공급이 부족한 제품으로 상당부분이 냉연강판, 열연강판, 선재제품을 생산키 위한 차공정용이었다. 따라서 국내 철강업계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이후 철강재 수입의 상당 부분이 단순 유통 거래용이라는 점에서 철강업계와 시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이후 이러한 수입재 비중이 40% 내외를 넘나들면서 각 품목별로 국내산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물론 가격 제한 등 부정적 요인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일부에서는 철강재 역시 자유무역 원칙에 근거해 국내 여타 제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므로 다량의 철강재 수입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다 낮은 가격의 철강재를 수요산업에 원활히 공급함으로써 선박, 자동차 등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과 존재 자체까지 무시하는 경우도 있어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철강과 철강산업의 특성을 간과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철강은 기초 소재로 가격을 불문하고 품질과 원활한 공급 여부가 전방 수요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장 적합한 소재의 원활한 공급이 중요함은 물론 최종 제품의 품질, 납기, 가격 등의 문제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수요산업의 신제품 개발부터 철강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되는데 철강이 여의치 않다면 최종 제품 개발도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또 가격 문제도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다. 과거 조선용 인버티드앵글(부등변부등후ㄱ형강)의 경우가 가장 좋은 예이다. 우리 철강업체들이 이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을 때 일본 철강사들의 공급가격은 엄청나게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이를 생산하게 되자 수입가격 역시 정상적으로 내려갔다. 지금도 수요가 적어 국산화가 지연되고 있는 일부 특수강에서 우리의 수입 가격은 엄청나게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사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철강산업의 특수성과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요, 나아가 제조업의 생존과 경쟁력을 무시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철강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하면  수요산업의 경쟁력도 잃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철강재 수입은 국내 철강산업의 생존과 미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최소한의 수준에서 관리되고 조정되어야 마땅하다.

  실제로 아직까지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을 제외하고 수입재 비중이 우리보다 높은 나라는 없다. 다시 말해 철강산업이 제대로 자리 잡은 국가들의 전체 내수 중 수입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낮다. 중국이 2% 내외, 일본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철강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미국의 경우에도 30% 수준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여전히 40% 대를 넘나들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제조업을 위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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