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하해야 맞다

전기요금 인하해야 맞다

  • 철강
  • 승인 2016.03.1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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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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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한국전력 사장이 ‘교각살우(矯角殺牛)를 언급하며 산업계의 전기요금 인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전과 에너지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불가피한데 이를 위해 전기요금 인하는 말이 안 된다는 논리다. 또 전기요금 1~2%를 내린다고 해서 국민 효용가치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한전은 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를 냈다. 무려 13조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전기료 인하에 반대하면서 다만 누진제를 개선해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한전의 천문학적 수익은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전기료를 인상해온 결과다. 그동안 10여 차례 인상 결과 전기료 원가보상률은 이미 100%를 넘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민간발전사로부터는 싼 가격에 전기를 사서 이를 비싼 가격에 판 결과다. 이로 인해 민간발전사들은 상당수가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부와 한전은 올해 2조원대의 배당을 추진하고 있다. 전년도에 비해 6배가 넘는 금액이다. 호실적의 결과를 국민과 관련 기업에 분배하기보다는 주주 이익에 우선한다는 얘기다. 또 임직원들도 실적 호조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영실적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지만 3천억원을 성과급 명목으로 풀어 비판을 받았다. 올해는 등급이 B등급으로 오른데다 실적까지 좋아졌기에 성과급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지금 기업들은 수출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등 침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한 푼이라도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다. 그야말로 물 한 방울, 종이 한 장도 아껴 쓰는 분위기다.

  그런데 한전이 전기요금은 그냥 놔둔 채 고배당과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면 이건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그렇잖아도 공기업들은 신의 직장이라고 부러움을 받고 있다. 적자를 내도 고임금에다 엄청난 성과급까지 챙겨 질시의 대상이다.

  그런데 불과 1~2%의 전기료 인하는 국민 효용가치 측면에서 별게 아니라는 한전 사장의 발언은 그야말로 잘못된 일이다. 그 10분의 1, 100분의 1을 아끼기 위해 기업과 국민들은 애를 태우고 있음을 간과한 발언이다.   

  특히 역대 최대 금액인 약 2조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최대 주주인 정부와 산업은행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분의 32.9%, 정부는 18.2%를 보유해 각각 6,548억원과 3,622억원의 현금을 챙기게 된다.

  그러나 한전은 정부로부터 전력판매 독점권을 가진 공기업으로 국민과 기업이 낸 세금 아닌 세금인 전기료를, 배당이라는 명목을 통해 가져가는 꼴이다. 

  현재의 전기료는 지난 2013년 11월 이후 동결 상태다. 당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였지만 현재는 30달러대다. 전기료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독점을 바탕으로 땅 짚고 헤엄치면서 국민과 기업의 돈으로 잔치를 벌이는 꼴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전기료는 반드시 인하해야 맞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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