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택이어(竭澤而漁)의 우를 범하지 말자

갈택이어(竭澤而漁)의 우를 범하지 말자

  • 철강
  • 승인 2016.03.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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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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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발(發) 철강재 가격 강세가 예상을 넘어 한 달 가량 계속되면서 철강업계는 오랜만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그러나 실물이 동반되지 않은 공급 측면에서 유발(誘發)된 강세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그런데 최근 중국산 오퍼 가격 급등, 물량 부족이라는 소식들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이에 과연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우선 중국산 수입재를 주로 사용했던 업체들이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열연강판 등의 경우 기존 오퍼가 취소되거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 자체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수입재를 주로 사용했던 업체들은 원자재 공급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본지가 발행하는 스틸앤메탈뉴스(Steel & Metal News)는 지난 23일 포스코 등 냉연 제조업체들이 괘씸하긴 하지만, 그래도 중소 강관사들에게 일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유인즉, 중소 강관사들과 경량철골, C형강 등 중소 철강업체들이 그동안 가격을 이유로 중국산 원자재(HR, GI, HGI)를 대부분 사용했는데 최근 오퍼가 끊기면서 원자재를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공급업체들에 손을 내밀자 별로 내키지 않지만 일부 물량을 공급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철강재는 전통적으로 내수 위주 제품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역사적으로 열연을 수입해 냉연, 강관을 수출했던 태생적, 구조적 이유로, 또 한·중·일이라는 지정학적 이유로 무역 비중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수입의 경우 납기나 품질 등 제한 요소가 많아 상당한 불안감을 안고 있다. 특히 일부 중국 철강사들의 경우 수시로 계약 관련 물의를 빚은 사례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이번 일은 수입재 사용의 불안감, 피해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를 제대로 활용해 무차별적인, 가격 위주의 수입을 자제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또 한 가지 국내 철강사들이 이번 중국 발 가격 상승을 가격 회복, 인상 기회로만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본지도 지난 3월 14일 ‘가격 인상, 서두를 일만은 아니다’라는 제하의 대장간(사설)에서 밝혔듯이, 가격 인상에 몰두하기 보다는 고객과의 신뢰 개선, 고정 거래 관계를 단단히 구축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을 강력하게 제안한 바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그동안 낮아지기만 했던 가격을 회복하기 위해 아주 적극적으로 가격 인상, 회복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오히려 그동안 충성도가 높았던 고객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또 수요가, 고객들의 가격 위주 구매 정책을 개선시키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우리는 수입재로 인해 국내 철강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일본 철강사와 고객과의 안정된 거래관계를 부러워해 왔다. 우리도 이번 기회에 그런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연못의 물을 말려 고기를 잡아선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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