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을 살려야 미래가 있다

제조업을 살려야 미래가 있다

  • 철강
  • 승인 2016.07.0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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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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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수년간 철강산업의 어려움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근본적이고 큰 원인은 바로 공급과잉이다. 전 세계 조강 생산설비의 가동률은 70%에도 미치지 못한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낮은 가동률 아래서 수익을 확보하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또한 이런 특성 때문에 가동률을 올리기 위해 저가 판매에 나서는 것 역시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로 인해 철강재 가격이 배추나 생수만도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한 저가 수출이 큰 문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중국의 철강재 수출량은 1억1,250만톤이었다. 1개 국가의 1억톤을 넘는 수출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올해는 상반기 실적을 감안할 때 1억2천만톤 내외가 돼 또 다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부터 파생되는 또 다른 문제는 바로 국가 간의 통상마찰이다. 지금 세계 철강시장은 각 국의 수입규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을 놓고 미국, EU 등의 무역구제 조치가 빈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500%가 넘는 덤핑률(CVD 포함) 판정이 나오는 등 보복 수준으로 비화되고 있다.

  미국 철강사들은 아예 대놓고 정부의 더욱 강력한 무역구제 조치를 요구하고 있고 정부도 정치적 논리까지 감안해 이에 부응하는 분위기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바로 우리나라가 수출 국가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과 수출 경쟁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 되고 있다. 수출뿐만 아니다.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산 철강재에 대해 적극적인 수입규제 조치를 취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철강재 수입을 막았다가 더 큰 제품의 수출이 어려워진다면 이는 국가 차원에서 최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것이 철강산업이지만 과거처럼 돌파구 마련마저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런데 보다 근원적인 문제는 바로 국내 제조업에 있다. 국내 철강재 총수요에서 여전히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지난해 기준 내수 비중은 전체 수요의 64%에 달한다.

  따라서 이 내수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적정한 수준에서 수입을 방어한다면 철강산업의 어려움은 충분히 극복할만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에 걸쳐 철근 등 봉형강류가 호조를 보인 것은 바로 건설산업 회복 덕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조선산업의 어려움은 극에 달해 후판 부문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건조량은 유지되고 있지만 값싼 수입재를 많이 쓰고 그나마 가격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전도 비슷하다. 가전 국내 생산은 갈수록 줄고 있다. 생산공장들의 해외이전 탓이다. 자동차도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생산이 줄고 있다.
  결국 철강산업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요산업, 나아가 국내 제조업 전반이 건강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철강산업의 현재는 물론 미래가 불투명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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