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사양화, 쉽게 말해선 안 된다

철강산업 사양화, 쉽게 말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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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0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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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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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포스코 EVI포럼은 2010년 시작 이래 가장 큰 규모로, 또 알차게 진행됐다.

  많은 주제와 기술적 내용들이 발표되었는데 그 중 크게 눈길을 끄는 강연이 있었다. 바로 금세기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히는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 다빈치연구소 대표의 ‘철강산업의 미래(Future of the Steel)’라는 발표였다.

  프레이 대표는 글로벌 트랜드 변화로 철강업계 자체의 미래가 불확실해 보이지만 풍부한 가능성을 지닌 산업이기 때문에 그 적용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세계적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자동차와 철강산업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데 자율주행 자동차, 대규모 법인 리스차량, 상업용 자율주행차 등으로 자동차산업의 최고 정점은 2024~2032년이 될 것으로 보았다. 또한 3D프린팅으로 촉발되는 합성소재와의 경쟁, 변화하는 소비패턴, 인구 고령화 등이 소재 시장 환경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았다.

  특히 앞으로 메가 프로젝트 등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는데 현재 세계 GDP의 8% 수준인 메가프로젝트 투자액이 2030년에는 24%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프레이 대표의 결론은 철강산업의 미래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합성소재와 철강 대체재를 아우르기 위해 확대될 것이며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시도된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거대한 글로벌 인프라 프로젝트로 더욱 확대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설파했다.

  사실 철강산업은 지금 세계적 공급과잉으로 인해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이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원샷법),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컨설팅 등의 행정적, 실무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철강산업의 사양화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감산이니, 설비 퇴출 등을 논하고 있다.

  물론 현재 국내 철강산업이 처한 상황은 분명 정체, 위축 국면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또 세계적으로 철강산업의 축소나 퇴출을 논하는 것은 프레이 대표의 주장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잘못된 논리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수년간 국내 철강 수요나 규모는 아무리 어려워도 양적인 면에서 결코 감소하지 않았다. 또한 인도 등 신흥국들을 고려할 때 세계 철강소비는 머지않아 20억톤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선택은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할까? 우물안 개구리처럼 국내만 바라보고 단기적인 충격과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양화에 대비하는데 전력할 것인가, 아니면 세계와 미래를 바라보고  더 강력한 대한민국 철강산업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인가.

  현재의 축소, 정체 국면을 사양화로 받아들이면 그것으로 끝이다. 사양화를 내세우고 주장하는 것은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큰 잘못을 주도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조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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