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신고자세 필요
STS 클럽, 2012년부터 5년 동안 부적합 STS 조사 결과 100건 이상 적발
일반 아파트에 사용되는 베란다 난간에도 부적합 스테인리스 소재가 사용되는 경우가 발생해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작년 전라남도 광주시 한 아파트입주자들이 STS 클럽에 아파트 단지 내 시설물 성분조사를 요청했다. STS 클럽은 조사요청을 받고 즉시 아파트 단지 내 STS 시설물에 대해 부적합 철강재 사용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난간, 문틀, 소화함, 배전함, 가로등 등 총 20개 시설물을 조사했으며 이 중 3개 시설물이 니켈 함량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베란다 난간을 조사한 결과 니켈함유량이 0.7%로 200계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베란다 난간의 경우 외부환경에 노출되어 있어 부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주민들의 안전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따라서 STS 304 강종을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공사가 비용절감을 위해 200계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베란다 난간 외에도 자전거 거치대와 같은 외부시설에도 200계 강종이 사용돼 부식이 발생했다. 계단난간의 경우 봉은 STS 304를 사용했으나 부속품이 일반 철강재여서 접촉부에 부식이 발생했다.
■ 스테인리스라고 다 같은 스테인리스가 아니다!
스테인리스는 약 12%이상의 CR(크로뮴)성분을 함유한 특수강으로 표면이 미려하고 내식성이 우수해 도장, 도색 등의 표면처리를 하지 않고도 다양한 용도에 사용할 수 있는 철강재다.
대표적으로 13Cr강, 18Cr강, 18Cr-8Ni강이 있으며 주성분인 크로뮴이 표면에 매우 얇은 Cr₂O₃층을 형성해 금속기지내로 침입하는 산소를 차단시키는 부동태피막을의 역할을 해 녹이 잘 슬지 않는 특성을 갖게 된다. 내식성과 가공성 등 물성 향상을 위해 Ni, Mo, N 등 다양한 합금이 첨가돼 새로운 강종이 개발되고 있다.
이중 공공가로시설물에 사용가능한 STS 강종은 STS304, STS316 또는 이와 동등한 성질을 지닌 강종이다. 특히 STS 316강종은 STS 304 대비 가격이 1.5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주로 304 강종이 공공가로시설물에 사용된다. 304 강종을 사용한 가로시설물의 경우 부식에 강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는 저급 200계 강종을 사용했을 때다. 200계 강종은 15%이하의 크로뮬과 소량의 니켈을 포함하고 있으며 불순물도 일부 함유하고 있다. 내식성과 성형성, 용접성 등이 STS 304 강종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계 강종이 사용되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저급 200계는 대부분이 중국과 인도산 수입재로 국내 정식 규격에 없는 강종으로 가격은 304 강종 대비 30~40%이상 저렴하다. 400계와는 달리 비자성을 띄고 있어 304 강종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304로 속여 유통되어 STS 시장을 혼란시키는 한편 STS 이미지 실추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스테인리스스틸포럼(ISSF)에서 200계와 300계 내식성 테스트를 위해 염화물 용액을 575시간 분무시험한 결과 304 강종은 부식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으나 저급 200계는 심한 부식이 발생했다. 또한 틈새에 산이 있는 경우 저급 200계 강의 부식속도는 304 강종 대비 10배 이상 빠르게 부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는 안전펜스, STS 가로등, 볼라드는 표준규격에 의거해 KS D3536(기계구조용 스테인리스 강관)을 사용하도록 규정했으며 STS 304, 316 또는 이와 동등하게 적용 가능 입증된 강종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STS 가로시설물 관련 규정> | |||||||
안전펜스 : 디자인형 울타리 단체표준(SPS-KMF 1002-0688)/한국금속울타리공업협회 | |||||||
부품 명칭 | 적용 규격 | ||||||
기동, 횡골, 중골 | KS D 3536의 STS 304 | ||||||
6각 볼트 | KS B 1002에 따르고 재질은 STS 304 | ||||||
6각 너트 | KS B 1002에 따르고 재질은 STS 304 | ||||||
STS 가로등 : STS 강관등주(SPS-KMIC-003-2002:2004)/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 |||||||
부품 명칭 | 적용 규격 | ||||||
기둥 | KS D 3536의 STS 304, STS 316 또는 이와 동등하게 적용가능 입증된 재료 | ||||||
바닥판 | KS D 3536의 STS 304, STS 316 또는 이와 동등하게 적용가능 입증된 재료 | ||||||
볼라드 : 금속제 볼라드(SPS-KMIC-008-2049:2014)/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 |||||||
부품 명칭 | 적용 규격 | ||||||
기둥 | KS D 3536의 STS 304, STS 316 또는 이와 동등하게 적용가능 입증된 재료 |
작년 12월 STS 클럽은 전라남도 함평군 돌머리 해수욕장에 부식의심에 따른 강종 조사 요청을 받아 조사에 착수했다. 도화엔지니어링 담당자가 지난해 6월 설치된 해안가 가로등 부식이 의심된다며 조사를 요청했다. STS 클럽은 전남 해수욕장에 내려가 성분을 조사한 결과 크롬뮴 18%, 니켈 8%의 STS 304 재질로 밝혀졌다.
겉으로 보기에 부식이 된 것처럼 보이나 가로등 표면 확인 결과 녹으로 인한 부식보다 해풍에 의한 모래, 흙 등 이물질 오염으로 확인됐다. 해안지역의 경우 대기에 염분이 많기 때문에 부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대부분 해안가의 STS 시설물은 부식보다는 해풍으로 인한 흙과 모래 오염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물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청소와 관리가 필요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가로등 보호용 커버를 사용해 도시외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304 강종이라 할지라도 오랫동안 염분이 많은 대기에 노출될 경우 부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316, 316L 등 내식성이 높은 강종을 사용하도록 권장할 필요가 있다.
STS 클럽 관계자는 “공공가로시설물은 물론 스테인리스는 우리가 사는 곳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스테인리스 냄비, 숟가락, 젓가락 외에도 건축 내외장재에도 스테인리스가 사용되고 있다”며 “미려한 외관과 우수한 내부식성 때문에 건축 내외장재로 스테인리스가 많이 사용된다. 최근 대부분 국민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 내 엘리베이터, 베란다 난간, 가로등 등 곳곳에서 스테인리스 소재가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시설물의 경우 지자체에서 조사가 가능하며 관련 규정이 있기 때문에 부적합 철강재를 사용했을 시 민·형사상 대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 아파트 단지의 경우 별다른 규정이 없기 때문에 주민들의 신고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는 “스테인리스 소재가 아파트 외관은 물론 안전에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신규 아파트 발주 단계에서 입주자들이 하나씩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또한 기존 아파트 입주민들 역시 안전을 위해서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부적합 STS 소재는 생각보다 많이 사용되고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 시공사들이 알면서도 저급 200계소재를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일반인들의 경우 육안으로는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는 시공사의 양심에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STS클럽은 국민 안전을 위해 신고가 접수되면 전국 어느 곳이든 부적합 철강재를 조사해 지방자치단체에 시정사항을 요청하거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STS 클럽은 부적합 철강재 신고센터를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스테인리스스틸클럽 홈페이지 (www.stainlesssteel.or.kr→부적합철강재 신고센터)에서 신고가 가능하다. 신고 대상은 가로시설물 중 스테인리스 200계 제품을 300계 제품으로 납품한 경우다. 포상금은 건당 20~30만원 수준으로 중복 신고의 경우 최초 신고자에게만 지급되며 신고자의 신분을 비밀로 보장하고 있다.
기타 문의사항은 STS 클럽 김태윤 사원(02-559-3563)에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