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자 당좌거래정지 명단에 올라
포스코 및 가공센터 피해액 160~180억 추산
경주시 소재 자동차용 강관 제조업체 동훈에스피가 지난 18일자로 당좌거래정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전북 익산시 소재 한양철강의 법정관리 소식에 이어 연이은 강관업계에 부도 소식이다.
강관 업계에 따르면 동훈에스피에 원자재인 열연강판(HR)을 공급했던 포스코와 스틸서비스센터(SSC)들의 총 피해 규모가 160억원에서 18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번 동훈에스피의 부도로 직거래를 했던 포스코의 피해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가공센터들의 경우 많게는 20억원 적게는 10억원에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동훈에스피는 지난 2007년 3월에 강관 사업을 시작해 자동차용 강관 제조업을 영위했다. 지난 2009년에는 유망중소기업, 벤처기업으로 선정됐고 2013년에는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주요 생산제품으로는 자동차 현가장치, 조향장치, 브레이크 엔진 등에 사용되는 실린더 튜브와 고압용 정밀 강관 튜브, 고정밀 이형강관 튜브 등을 생산했다. 생산설비로는 조관기 3개라인을 보유했다.
강관 업계에서는 동훈에스피의 부도에 대해 이미 예견됐던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동훈에스피는 자동차용 강관 전문 제조업체지만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국내 수요를 확보하고자 했다. 하지만 주력 제품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다보니 타 강관 제조업체들에 비해 사업성이 뒤처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한양철강의 법정관리 신청 후 스틸서비스센터(SSC)들의 피해 규모가 총 150억원 수준에서 1월 동훈에스피의 부도로 국내 철강업계에 악재가 더해진 셈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한양철강과 동훈에스피의 사례에 대해 무리한 사업 확장과 연계판매 시스템으로 인한 SSC들의 피해를 지적했다.
강관업종의 경우 정부에서도 철강업종 중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강관 업체들은 국내 설비가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무리한 사업 확장이 오히려 악재로 적용된 것이다.
연계판매 시스템은 포스코와 지정 SSC들이 연계관계를 맺고 수요가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방법이다. 앞서 한양철강의 부도는 연계판매 비중이 높아 SSC들의 피해 규모가 컸다. 동훈에스피의 부도는 직거래와 연계판매 비중이 비슷해 포스코와 SSC가 동시에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관 업체들의 연이은 부도 소식으로 원자재를 공급했던 업체들의 피해가 큰 상황”이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강관 업계에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