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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해원산업 남원식대표“변화하고 도전해야 기회온다”1970년대 중반, 주물공장 인연…1987년 해원산업 창립
“자본주의는 제조업, 세계적 모범기업으로 육성할 터”
정수남 기자 | snjung@snmnews.com

해원산업 남원식 대표. 정수남 기자

고령 1산업단지에 위치한 주조업체 해원산업의 남원식 대표는 회사를 설립해 운영한 지 올해로 30년째를 맞았다.

남 대표의 이력은 남다르다.

그는 국내 최고 대학으로 이름 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학과를 1974년 졸업했다.

남 대표는 졸업 직전인 1973년 12월부터 입대 직전인 2개월 간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초대 이사장과 한국주조공학회 초대 학회장을 각각 역임한 안태중 대표가 운영하던 부산 신일금속 실습생으로 주물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열악한 근로 현장에서 용해하고 쇳물을 붓고, 모래도 퍼 나르는 등 막노동과 다름 없이 당시 2개월을 현장에서 지냈다.

남 대표는 갖은 고생의 아픈 기억으로 ‘주물공장을 다시는 쳐다보지 않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하면서 군에 입대했다.

다만, 운명의 신은 그를 다시 주조로 불렀다. 해군 기술장교로 복무하면서 해군공창 실험실과 인덕터썸 국내 1호인 100㎏ 전기유도로가 있는 주물공장 담당자가 된 것.

남 대표는 군 제대 후 기계금속연구소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정식 기사로 신일금속에 1977년 재입사했다.

이후 신일금속의 경영이 악화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남 대표는 1979년 퇴사, 같은 해 3월부터 1987년 9월까지 서울에 있는 주물 업체와 주물 수출 업체 등에서 일했다.

평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제조업이 ‘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던 그는 1987년 고향인 경북 선산 인근 고령으로 내려와 해원산업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남 대표는 “자본주의는 제조업이다. 졸업 후 신일금속에서 일 한 짧은 경험이 주물산업으로 이끌었다”면서 “당시 현장 고충도 알았고, 일하는 모습이 답답해 개선의 필요성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해원산업을 세계적인 주물공장으로 육성해 대기업과 함께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남 대표와 일문일답.

고령 1산업단지 초입에 위치한 해원산업. 사업장이 다른 주물 업체와는 달리 깔끔하다.

-경기가 오랫동안 침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관내 주물 등 뿌리업계는 어떻습니까.
▲조선, 철강업계, 산업기계 분야 모두 침체인 만큼 뿌리산업 분야도 동반 하락세인 것 같습니다.
현재 국내 주물분야는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데, 중국의 대기환경이 좋지 않아 강력히 규제하는 상황이라 중국에 갔던 국내 대기업, 중견기업이 국내로 유턴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을 활용하면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봅니다.

-해원산업은 관내에서는 탄탄한 기반을 다진 것으로 아는데요.
▲해원산업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우리 회사의 주물생산 방식은 일반 주물공장과 차별되는 셀 몰드 프로세스(Shell Mold Process)로 일종의 정밀 주조법입니다.
최근 고객의 품질 요구 수준이 까다로워지고 있고, 요구하는 감성 품질도 예전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 Shell Mold Process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현재 해원산업은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공정 개선활동 등으로 단가를 맞춰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향 인근에 위치한 고령으로 내려와 창업하셨는데요.
▲서울보다는 연고지인 고향에서 해야 하지 않나 했지만, 요즘은 좀 아쉽습니다. 대학 졸업 당시 공과대학을 나오면 당연히 제조업을 영위해야 한다고 생각해 연구직보다는 생산현장을 택했고, 본인 경험으로 할 수 있는 주물공장을 차리게 됐는데 말이죠?
다름이 아니라 현재 서울 등 수도권에 관련 연구소, 뿌리산업 지원기관, 전시시설 등이 편중돼 있어서 입니다. 킨텍스에서 펼쳐지는 전시회를 둘러보기 위해 고령에서 새벽밥을 먹고 가도 하루가 꼬박 걸리거든요. 직원들을 현지에 보내기 위해서는 2∼3일이 필요합니다.
뿌리산업을 포함해 주요 산업체가 부산,대구, 울산, 경상도 등에 몰려있는데 관련 분야는 수도권에 편중돼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거죠.
지방에도 관련 전시시설을 대거 갖췄으면 합니다. 대구에 엑스코, 부산에 벡스코, 광주에 김대중컨벤션센터처럼 각 지방에도 정부가 정책적으로 전시시설 구축을 추진해야 합니다.
독일이 전후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일군 데에는 프랑크푸르트 메쎄 등을 중심으로 한 전시산업 육성 때문이죠. 요즘 전시산업은 성장동력 산업입니다.

-국내 주물 기업들이 현재 업황 난조를 타파하기 위한 돌파구를 말씀 하신다면요.
▲주물공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까다로운 환경과 인력난 그리고 주문량입니다. 국내의 한정된 주문량으로는 주물공장의 확장, 발전은 어렵다고 봅니다. 주물조합이 규모가 있는 주물공장을 규합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코트라 등 중소기업 지원기관 모두가 수출지원에 앞장서고 있는데, 능력 있는 주물공장들이 이 지원책에 편승토록 해야합니다.
인력난과 환경은 불가분의 관계로 환경을 개선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면 일할 사람이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환경시설 개선도 과감히 투자하고, 무겁고, 뜨겁고, 위험한 주물 공장의 근로 조건을 쉽게 일할 수 있도록 자동화, 로봇(Robot)화 해야합니다.
근로자들에게 비전(Vision) 등을 제시해야 주물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경개선 자금은 현재의 소액 공짜 자금보다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거액을 저리(가능하면 제로 금리)로 장기 분할 상환하는 대출자금이 필요합니다.
작업환경이 개선되면 좋은 일자리 창출은 저절로 되지 않겠습니까?

남 대표가 구상한 주물강국 88계획.

-대표께서는 이미 주물산업 발전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내놓으셨는데요.
▲본인이 주물조합원사에 ‘무슨 도움을 줄수 있는가?’라는 고심을 통해 ‘주물강국’의 비전과 세부 실천 사항을 만다라트 챠트로 제작해 제시했습니다.
주물산업은 인류 최초로 생긴 산업으로 청동기 시대, 철기시대의 구분이 금속의 용해온도와 관계가 있습니다. 청동을 녹일려면 나무, 숯으로 1,000℃만 올리면 되지만 철은 석탄이나 전기로 1,400℃ 이상으로 온도를 올려야 합니다.
청동기 시대의 그릇, 술잔, 동전 등이 모두 주물로 만든 것입니다. 게다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주물산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국가가 발전할수록 주물 사용량은 증가한다는 확신을 갖고 주물에 종사하는 사람은 물론, 국가도 관심을 갖고 적극 투자해야 합니다.

-주물산업은 6대 뿌리산업 가운데서도 핵심 산업입니다. 앞으로 국내 주물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유효한 방안이 있는지요.
▲아직도 주물 산업은 인건비 비율이 높습니다. 자동화의 정도에 따라 업체별 비율은 다르겠지만 매출액의 20~30%는 될 것입니다.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자동화하고 로봇, 최신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공장만이 살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주물조합의 역할을 말씀 하신다면요.
▲주물조합은 정부의 각종 뿌리산업 지원정책이 실제로 주물공장에 도움이 갈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각각의 주물공장이 그 열매를 따먹을 수 있을만한 인력이 부족해 서류준비 등 문제가 많기 때문에 조합이 대학과 연구소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해외시장 개척도 소규모 주물공장 단독으로 나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품목별, 지역별 그룹을 만들어 진출하도록 하는 게 조합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주물조합이 이 같은 역할에 충실하다고 평가하시는지요.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군요. 변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초수준의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해원산업의 공장 내부는 인근 업체보다 한결 쾌적하다.

-그렇다면 조합이 나아갈 방향을 짚어주시죠.
▲시장개척, 환경, 노동법규 개선과 실천,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한 스마트공장을 위한 안내자 역할과 업체 간, 종사자 간 인화단결 도모가 조합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달 대선이 있습니다. 현재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선 주자에게 전달할 중기 혁안과 건의사항 등을 담은 정책 자료집을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꼭 들어가야 할 뿌리(주물) 진흥책을 세 가지만 꼽는다면요.
▲첫째가 수출 지원 정책, 두번째가 환경개선과 시설자금 저리·장기 대출, 세번째가 스마트공장 시설과 기술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 대책을 현 주물조합이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하시는지요.
▲현재의 주물조합 직원과 노쇠한 임원진으로는 실현 불가능 한다고 봅니다. 주물과 관련된 또 하나의 단체인 주조공학회가 있는데 여기에는 대학 교수, 연구기관 연구원, 주물현장의 기술자가 모인 단체입니다. 조합은 주조공학회를 지원하면서 잘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현재 구심점이 없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뿌리업계가 한 목소리 내야합니다. 뿌리업계에는 앞서 말씀드린 환경, 노무를 비롯해 에너지 등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기회가 온다면 주물을 비롯한 뿌리업계는 위해 봉사하고 싶습니다. 대학에서의 전공을 바탕으로 지난 40여년 간 현업에 종사한 경험을 살려 국내 주물산업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남원식 대표는 영남전문대학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썼으며, 주조공학회 대구경북지부장, 대구경북주물조합이사장, 고령군 상공협의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관내 주물산업은 물론, 관내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편집자주]

-끝으로 국내 주물업계 발전을 위한 고언을 한마디 해주십시오.
▲시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덮쳐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수용하려면 변화(change)해야 하고 도전(challenge)해야 기회(chance)가 옵니다.
이 같은 변화의 선두에 해원산업이 있습니다. 해원산업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 세계적인 주물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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