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간 기 싸움은 자충수다

업체간 기 싸움은 자충수다

  • 철강
  • 승인 2017.05.2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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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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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컬러강판 업계 내에서 건축법시행령 개정에 대한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
각 업체들이 모여 샌드위치패널에 사용되는 컬러강판 두께를 0.5㎜로 통일하자는데 의견을 모았지만 동국제강의 반대로 현재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컬러강판 업계는 수요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산 컬러강판은 매년 수입량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1~4월 수입량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수요는 변동이 없거나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중국산 컬러강판의 시장점유율은 높아지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소 업체 위주로 물량이 줄어들고 있고 대형 업체들도 밀어내기에 바쁜 상황이지만 업계 내에서는 획기적으로 수요를 늘릴 수 있는 법령 개정을 두고 기 싸움만 벌이고 있다.

  동국제강은 자사 제품인 갈바륨이 빠진 것을 이유로 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용융아연도금강판(GI) 수입이 많기 때문에 원가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업계 내 의구심이 틀린 얘기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강음공장에서 도금량 180g을 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동국제강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GI는 강음공장 물량이 전부가 아니다.
갈바륨을 법령에 포함시키려면 기존 법안을 모두 뜯어고쳐야 하는데 국토교통부에서는 이러한 작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작업이 상위법령까지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에 작업이 오래 걸려 공무원 입장에서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현 법령 개정이 표면상 화재안전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솔직히 합리적으로 따져보면 강판 두께와 도금량 확대는 화재와 연관성이 적다.

  결국 국토부 입장에서는 화재안전성이라는 이유를 들어 국내 철강업체들에게 유리한 법령을 만들어주려는 것을 기 싸움을 벌이며 받아먹지 못하고 있는 꼴이다. 

  샌드위치패널업체들의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저가 중국산 컬러강판 적용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고 수요는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국내 업체들의 가동률을 높여줄 법령을 놓고 업계 내에서 서로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한 채 싸움만 벌이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뾰족한 묘수가 없고 신수요 개발 역시 더딘 상황에서 집안싸움만 계속 벌인다면 국내 시장은 중국에 모두 빼앗겨버릴 수도 있다.

  국내 컬러강판 제조업체들이 중국산 컬러강판을 수입해 되팔고 있는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국산 제품은 유럽과 미국 등 지구 반대편으로 수출하면서 국내 시장은 중국산에 내주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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