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내에선 가격인상 임박 예상, “톤당 6만원 수준”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현대제철과 현대자동차 간 자동차강판 가격협상이 3개월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는 가운데 5월 내 타결이 이뤄질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업계 내에서는 자동차강판 가격이 5월 내 인상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중국 내수가격 약세로 전반적인 철강제품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가격인상에 대한 시기가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월 가격 급등에 따른 가격인상 요인이 4월 이후 가격하락으로 완화된 상황으로 2월 말 추진했던 톤당 12만원 이상 인상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격인상이 이뤄질 경우 5월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업계 내에서는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가격을 올리는 대신 인상폭은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 업계 내에서 전해져 오고 있는 인상폭은 톤당 6만원 정도 수준이다. 이미 철광석 등 원료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중국산 수입 열연강판(HR) 등 수입재 가격하락이 이뤄지는 등 현대제철에서도 기존 인상폭을 주장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여건 악화가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올해 초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사드 보복 등을 이유로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실적 악화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내에서 가장 큰 문제는 현대제철이 아닌 다른 업체들이다. 현대자동차에 공급하고 있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미 급등한 원자재 가격으로 현대자동차에 납품을 하고 있는데 제품가격은 톤당 6만원에 그치면 타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고탄소강 업계를 사례로 들면 고탄소강 업체들은 올해 포스코에서 고탄소강 HR 가격을 톤당 12만원 인상했다. 일반강 HR의 경우 17만원을 올렸다. 하지만 현재까지 고탄소강 업계는 현대자동차에 제품가격을 보전 받지 못한 채 공급을 하고 있다.
톤당 6만원을 인상해줘도 원자재 가격 인상분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소급해주지 않을 경우 이미 3~4개월간 공급분에 대해서는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탄소강 업체들에게 공급에 차질 없이 진행해달라는 얘기만 했을 뿐 가격인상에 대한 구체적 언질을 삼가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들에게 공급하는 물량은 가격인상을 하며 부품업체들에게 부담을 전가했지만 부품업체들은 현대자동차에서 인상을 해주지 않아 실적이 악화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가 톤당 6만원 인상을 하는 것도 철강업계 내에서 그룹사인 현대제철을 제외하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요 업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간에 어느 정도의 이해는 있을 수 있지만 사실상 일방 통보에 가깝기 때문에 갑질 논란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