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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환경 이상론(理想論)인가?
정하영 기자 | hyjung@snmnews.com

  철강비철금속 업계의 고민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탈(脫) 원전, 친환경 에너지 공약을 내세운 새 정부의 실질적 정책들이 속속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배출권 제한 등과 더불어 탈 원전 정책은 대표적으로 우리 산업계의 경쟁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보도를 통해 한국의 산업용 전력 요금이 인상되면 일본의 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원자력 발전 덕분에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전기 요금을 낮게 유지했고 이것이 외국 기업의 한국 진출과 투자를 촉진하는 역할도 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주장했다.
 
  비싼 전기 요금 때문에 한국보다 원가부담이 높았는데 한국의 전기 요금이 오르면 그만큼 경쟁력을 회복하는 호재라는 것이다. 

  실제 우리의 산업용 전력 요금이 일본보다 훨씬 낮은 것은 발전 단가가 낮은 원자력과 석탄 비중이 전체 전력 생산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탈원전 탈석탄을 골자로 하는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실행될 경우 발전 비용은 최소 2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유가가 상승할 경우 발전 비용 역시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기요금이 오르면 물가 상승과 GDP 감소는 불가피하다. 비용 증가뿐만 아니라 LNG와 신재생 에너지로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철강금속 업계의 분위기는 특히 심각하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전력소비 상위 15개 업체 중 현대제철이 1위, 포스코 3위, 동국제강이 13위를 차지했다. 특히 전기로에서 쇳물(粗鋼)을 생산하는 전기로 제강사, 합금철 생산업체들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될 경우 원가상승과 가격경쟁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 가뜩이나 저가 수입재로 인해 고전하고 있는 국내 철강사들이 더욱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은 분명하다. 

  친환경을 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새 정부의 각종 관련 정책들은 대부분 기업들의 부담을 늘리게 될 것이 다. 이전 정부부터 추진하던 친환경 관련 법률들과 정책들은 지금 속속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협약과 관련된 배출권 거래제 주무부처가 다시 환경부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환경부의 정책 기본방향은 상당히 원론적이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현재 하위 법령을 입법 예고 중인 ‘자원순환 기본법’에서 철 스크랩을 여전히 폐기물로 분류하는 것이 그렇다. 역시 입법 예고 중인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도 마찬가지다.

  각 국 정부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종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과 존속은 안중에도 없다. 과연 누구를 위한 개혁과 정책인지, 환경 이상론(理想論)에 사로잡힌 대한민국호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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