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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영등포기계상가의 빛과 그늘“재개발에 김포·시화로 뿔뿔이 흩어졌다”
황병성 기자 | bshwang63@snmnews.com

진눈깨비를 동반한 칼바람은 몸속까지 한기를 불어넣었다. 항상 빠듯하고 고단한 서민들의 삶은 먹고 살기 위한 생업을 등한시할 수 없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눈이 와도 일손을 놓을 수 없기에 차가운 한파 속에서도 몸을 움직여야 한다.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 1가에서 철강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무엇인가 만들고, 화물차에 싣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했다.

 
1980년대에는 이곳은 준공업지역으로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작은 보탬이 됐다. 농촌에서 무작정 상경해 공돌이로 불리던 사람들의 애환이 어린 곳이었고, 기계 하나로 대식구를 먹여 살리던 가장들의 치열한 삶의 터전이었다. 세월이 흘러 거대한 도심이 형성되며 이 들은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인간들의 이기주의는 국가 경제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던 이들의 공을 뒷전으로 밀어내고 개발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척박한 삶을 더욱 고단하게 했다.
 
잠시 화려했던 날은 과거의 영화였다. 재개발을 통해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지만 정작 이곳에서 생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쫓겨나는 심정이라고 말한다. 모두 이사를 간 상가에 덩그렇게 기계 하나를 놓고 작업하던 한 사람은 이곳에는 새 들어 사업을 하던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재개발한다고 해도 건물주나 땅을 가진 사람들이 혜택을 받지 우리 같은 세입자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 쫓겨나는 것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1988년 준공해 올해 초까지 기계공구 및 산업용품 유통 상가단지의 메카로 발전하면서 지역상권발전에 앞장서던 영등포기계상가는 재개발을 위해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 사업을 하던 사람들은 김포나 시화로 뿔뿔이 흩어졌다. 아울러 이들을 대상으로 철강 소재를 공급하던 철강 유통업체도 다른 곳으로 이전한 상황이다. 아직 이전할 곳이 여의치 않은 몇몇 업체만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20099월 정비 사업이 승인됨에 따라 이곳을 허물고 지하 4, 지상 24층 규모의 주거복합형 상가건물이 들어선다. 1층 상가 위에 2개의 타워 동을 건립, 204가구 공동주택과 판매시설이 조성될 계획이라고 한다. 이 밖의 지역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 양평동은 준공업지역 굴레를 완전히 벗게 된다. 30여 년 동안 몸담았던 공돌이들의 애환도 함께 묻혀버릴 것이다. 그래서 철시를 한 기계공구상가의 모습이 더욱 서글퍼 보였다.
 
지하철 5호선 양평역 초입에서 철스크랩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 사장은 세상의 모든 것이 이치(理致)에 의해 움직이지만, 옛것에 대해 소중함을 등한시 하다 보면 삶은 더욱 각박해질 것이라며 비록 문명의 이기로 이곳에서 사업을 하던 사람들이 외곽으로 밀려났지만 그들의 치열하게 살았던 삶은 존중되고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온 탓인지 마치 허허벌판에 서서 찬바람을 맞고 있는 기분이다. 사람들이 떠났기 때문일까, 영등포기계상가의 건물은 사람이 살았던 온기는 느낄 수 없었다. 폐허가 된 삭막한 건물을 뒤로하고 나서는 귓전에 윙윙 기계 소리와 함께 절규하는 삶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 많은 사람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오지도 않을 그들을 오래도록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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