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btn
여유 있는 中企는 ‘해외’로, 영세 中企는 ‘폐업위기’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단축 등 ‘노동정책변화부담 완화’ 절실
송철호 기자 | chsong@snmnews.com

   
 
[中企인 현장목소리1 : 경기 안산 / 도금 / 55세 / 생산직의 90% 수준]
*설명 : 사업체소재 / 업종 / 생산직근로자 평균연령 / 외국인근로자 활용비중
“납품단가는 매년 20% 이상 줄고 있으며, 휴일할증을 100% 지급하면 적자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할 경우 폐업밖에는 길이 없다.”

[中企인 현장목소리2 : 경기 화성 / 금속열처리 / 48세 / 생산직의 60% 수준]
“근로시간 단축 시 기존 근로자들의 실수령액 감소로 이직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가인력 채용은 어렵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감당하기도 힘들다.”

[中企인 현장목소리3 : 부산 송정 / 도금 / 52세 / 생산직의 90% 수준]
“워크넷, 잡코리아 통해 생산직 근로자를 상시모집하고 있으나, 지원자가 없다. 생산직 근로자를 해고하고 무인자동화 공정도입을 검토 중이다.”


상당수 중소기업은 지난 7월 최저임금이 결정된 직후, 고용 감축에 돌입했다. 약 60% 이상의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안이 발표된 이후에 올해 채용 계획을 취소했거나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뿌리산업계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내년에 인건비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 감당이 되질 않는다”며 “업황을 떠나 갑자기 늘어난 인건비 부담으로 추가 고용을 포함한 적극적인 경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의 경제상황 인식 및 정책 의견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현안으로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고용시장 변화(67.3%)’를 꼽았으며, 다음으로 ‘내수경기 침체 지속 우려(63.0%)’에 대해 많이 응답했다.

특히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가장 우선 추진돼야할 경제정책은 과반수 이상(56.3%)이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급격한 노동정책 변화 부담 완화’라고 응답,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데 있어 정책당국이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점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소득주도 성장 선순환 정책과 혁신성장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책 시행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중소기업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을 폭넓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中企업계, 근로시간 단축 관련 기자회견 열어

중소기업계는 지난 1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이날 회견은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한무경 여성경제인협회장, 신정기 중기중앙회 노동인력특위위원장, 민남규 자랑스러운중소기업인협의회장, 김문식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이흥우·심승일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박순황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중소기업 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중소기업계는 먼저 지난 11월 정기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를 이뤘으나 무산된 근로시간 단축 입법안에 대해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면서, 구조적 인력난을 겪고 있는 영세 중소기업의 현실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영세 중소기업은 지금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고령근로자, 외국인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인데, 별다른 인력수급 대책도 없이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하는 것은 몇 번씩 채용공고를 내도 필요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소기업계는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대해서는 탄력적 인력운용이 가능하도록 지난 2015년 노사정 대타협에서 근로시간 단축 시 한시적으로 도입하기로 합의했던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여야 합의안이 무산된 이유인 휴일근로 중복할증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가산수당 할증률 50%가 이미 국제노동기구(ILO) 권고 기준 25%의 2배에 이르기 때문에, 중복할증을 부정하고 현행대로 50%를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날 함께 발표된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38.7%가 근로시간 단축을 ‘기업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이어 ‘도입하되 기업규모에 따라 유예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응답도 24.0%였다.

근로시간 단축을 법제화할 경우 필요한 제도개선사항(복수응답)으로는 46.7%가 ‘노사합의 시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 달라고 했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등 유연근무제 실시요건 완화(34.3%)’, ‘연장근로수당 등 가산임금 할증률 25%로 조정(32.7%)’ 등이 뒤를 이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지금도 생존에 허덕이고 있는 영세 기업들은 당장 눈앞에 다가온 최저임금 16.4% 인상을 감당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라며 “최소한 영세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문제점과 실태를 충분히 점검하고, 추가 인력공급 대책을 마련한 뒤에 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고용환경 악화 대안은 해외 진출 뿐?

중소기업계는 주조, 단조, 용접, 금형, 열처리, 표면처리 등 뿌리산업 분야의 영세한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연쇄 도산 위기설’까지 등장할 정도라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뿌리 산업에서는 2만6,300여 중소업체가 50여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중소기업들은 자사 공장의 해외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국내 고용환경 악화는 이제 국내 중소기업을 해외로 떠미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대기업들이 2000년 대 들어 중국·동남아 등지로 제조 공장을 대거 옮긴 데 이어 이제 중소기업들도 한국을 떠나는 상황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 한국수출입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들이 올해 1~9월 해외에 투자한 금액은 56억2,455만 달러(약 6조1,25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었으며, 현재 추세라면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연간 61억747만 달러) 기록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결국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자금 여유가 있는 중소기업은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공장을 옮기고 영세한 중소기업은 한국에 남아 인력 감축으로 간신히 버티는 상황인 셈이다.
 

中企, 국내외 정세 압박으로 ‘사면초가’

중소기업계는 현재 국내외 정세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금형업계는 지속된 내수부진 속에 반도체 산업을 제외하고 가전, 자동차 등 주요 수요산업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현재 미국 기준금리 인상,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 등 장기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정부의 급격한 정책 변화가 예고돼 있어,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납기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경쟁 요소인 국내 금형업계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 등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가 신규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대다수 금형업계의 경우 현재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고, 임금체계 개편 등을 준비하고 있으나 신규 투자 및 인력 채용 등은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금형 업계를 비롯해 우리나라 중소기업계가 국내외 정세 흐름에 큰 압박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적으로는 기업이 중장기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경제의 잠재성장력 제고와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감안한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

특히 최근 정부에서 내놓은 최저임금 인상 보전을 위한 한시적 임금 보전 대책의 경우 근본적인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금형조합은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및 투자 확대, 장기 인재 지원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금형업계 내부적으로는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비한 생산성 향상 노력과 베트남, 인도, 동유럽 등 신흥국 수요 증가세에 대비한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영세사업장 특별연장근로 허용하라·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난맥상'
송철호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S&M미디어(주)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S&M미디어(http://www.snm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