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美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철강업계도 충격

(이슈) 美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철강업계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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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2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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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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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범주 뛰어넘은 최종 결정안…한국산 세탁기까지 포함
가전사들 해답은 美공장가동밖에 없어…국내 철강업계엔 독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면서 철강업계에도 일정부분 피해가 전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는 예상했던 범주를 넘어서면서 가전업계는 물론 철강업계에 미치는 타격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 세탁기 세이프가드와 관련해 예상할 수 있었던 수준은 수입량 할당제를 통한 차등적 수입제한이었다. 미국 ITC 권고안은 120만대를 쿼터 기준으로 삼고 이를 넘어서면 50% 이상의 관세를 내고 120만대 내에서는 0%나 20% 내의 낮은 관세를 내자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세이프가드 최종 결정안은 예상 범주를 뛰어넘은 수준으로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20만대를 넘는 물량에 대해서는 권고안과 마찬가지로 첫해 50%의 관세가 적용되고 2~3년차부터는 45~40%가 차등 적용될 예정이다.

  강화된 부분은 쿼터 내 관세다. ITC 권고안은 0%를 적용하는 안과 첫해 20%를 시작으로 18%, 15%로 낮추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뛰어넘어 20%, 18%, 16%의 관세를 최종 결정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에는 한국에서 생산한 세탁기의 경우 거의 한미FTA 약정에 따라 거의 관세가 붙지 않았다. 세이프가드 결과에 따라 한국에서의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세이프가드 최종안에는 한국산 세탁기에도 똑같은 세율이 적용됐다.

  결국 트럼프 정부의 결정은 세탁기 완제품과 부품 모두를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가전업계의 피해는 물론 철강업계가 입는 손실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으로의 세탁기 수출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치면 연간 300만대가 훨씬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각각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로 시장점유율이 낮아진 월풀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가전사들은 결국 세탁기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 경우 가격경쟁력 약화에 따라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철강업계 역시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가전사들이 현지에 미국 공장을 가동할 예정인데 부품 공급이 미국 현지에서 이뤄질 경우 국내 업체들이 입는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공장은 연간 100만대 이상 생산이 가능하다.

  철강업계는 직접적인 물량 부분에 있어서의 피해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전사들이 세탁기 판매 가격을 올린다 해도 모두 전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원가절감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은 프리미엄 가전 수출량이 많은데 국내 철강업체들은 대부분 가전사로부터 수익을 고급가전에 들어가는 고급제품에서 내고 있다. 보급형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철강재는 중국산이 사용되는 등 수익이 거의 없어 수익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지난해 국내 컬러강판 제조업체들의 해외 가전부문 판매 비중은 44%에서 36.7%로 감소했다. 이는 현지 업체에 물량을 빼앗기고 있는 뜻이다. 국내 철강재 적용이 많이 이뤄지고 있던 미국향 가전제품에 말썽이 생기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타격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당장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철강제품 공급가격을 톤당 4만원밖에 올려주지 않았다. 실제 원가 상승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철강업체들은 올해 1분기 추가 4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LG전자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톤당 8만원을 올려 업계 내 혹평이 심한 삼성만 못한 상황이 됐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가 국내 대형 가전사들의 매출과 수익에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일부 철강업체들의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아직까지 피해가 현실화된 것은 없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냉장고 등 다른 제품으로 확산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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