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232조, 결국 미국에서 터질 ‘핵폭탄'

베일 벗은 232조, 결국 미국에서 터질 ‘핵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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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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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곽정원 jwkwa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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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게 끌어왔던 무역확장법232조 상무부 권고안이 베일을 벗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했던 미국이지만, 이번 조치는 특히 다른 국가들뿐 아니라 자국 산업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철강 수입이 자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따져 묻는 것이 골자다. 상무부는 조사 결과, 철강 수입이 미국 안보에 해를 끼친다며 세 가지 무역 제재안을 내놨다.

  상무부는 ▲모든 국가의 모든 철강 수입에 대해 최소 24%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 ▲12개국(대한민국, 중국, 브라질, 코스타리카, 이집트, 인도, 말레이시아, 러시아, 남아프리카, 태국, 터키, 베트남)에는 최소 53%의 관세를 부과하고, 여타 다른 국가들은 2017년 미국 수입량 100% 기준의 쿼터제를 실시 ▲모든 국가의 모든 철강 수입에 대해 2017년 각국이 미국에 수출한 양의 63%를 기준으로 한 쿼터제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최소 7.7% 관세 부과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베트남, 홍콩 등을 대상으로 최소 23.6% 관세 부과 ▲국가별 대 미 수출액을 지난해의 86.7%로 제한하는 쿼터 설정이 제시됐다.

  중국과 유럽, 일본 등 각국은 즉각 반응을 내놨다. 특히 주요 표적이 된 중국은 “미국이 철강 및 알루미늄 수출에 강경한 제재를 가한다면 중국 역시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는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다.

  유럽과 일본의 속내는 조금 더 복잡하다. 이들은 2안의 53% 관세부과국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무역전쟁을 불러오는 미국의 행보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국제철강연구소(AIIS)는 232조를 ‘일자리 죽이기’정책이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수입산 철강에 따른 미국 일자리는 130만개, 경제효과는 2,398억 달러에 이른다면서 관세 부과시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IIS의 리차드 크리스는 특히 미국 농업이 큰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예를 들어 미국이 중국의 태양광 패널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을 때, 중국은 미국산 수수의 중국 수출을 제재하는 방식으로 보복했다고 지적하고 “이는 경고사격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미국산 고부가가치 농산물에 대해 보복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결국 232조는 미국 경제가 아닌, 미국 ‘철강산업’만 살리기 위한 반쪽짜리 정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철강업계’에 한해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것을 그만두고 다시 손실을 면밀히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눈 앞에 수치에 눈이 멀어 폭탄을 돌리다 보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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