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재생연 프리미엄 협상 감정 격화 “파국 치닫나?”

(이슈)재생연 프리미엄 협상 감정 격화 “파국 치닫나?”

  • 비철금속
  • 승인 2018.03.2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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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간언 ku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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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 벗지 못한 협상 평가…공정성 위해 시기 조율 필요

  국내 연 프리미엄 협상은 매년 “올해가 가장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갈수록 조건과 상황이 국내 연 업체들에게 불리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대 수요 업체인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고려아연과의 4N연 프리미엄 협상은 종국에 다다라 3월말 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배터리 업체들과 재생연 업체들과의 재생연 프리미엄 협상은 4N연과 달리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재생연 업체들은 크게 증가한 환경 부담금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프리미엄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며 배터리 업체들은 환경 부담금은 우리와 관련 없다며 조금 낮추거나 동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재생연 업체들이 환경 부담금을 지불하기 이전에는 이 금액이 모두 이익이 아니었냐며 그동안 이익을 보전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논리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재생연 업체들이 수익을 낸 만큼 올해 프리미엄을 올리려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와 함께 일부 배터리 업체가 수입산을 늘려 수요량을 크게 줄이겠다며 압박하고 있어 재생연 업체들도 맞대응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생연 업체들은 더 이상 무시당하며 감정만 상한 채 끌려 다닐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으면 장기 계약이 무산되면 현물 판매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세방전지와 아트라스, 델코, 현대성우쏠라이트가 대표적이며 이중 세방전지가 국내 연 프리미엄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방전지가 국내 최대 연 수요를 기반으로 가장 낮은 프리미엄을 형성하게 되면 타 업체들이 이를 따라가는 방식을 보인 바 있다.

  그동안 우월적 위치로 인해 협상의 최종 승리자는 배터리 업체들이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요 업체의 시간 끌기와 물량 차등 전략에 재생연 업체들이 최종에는 맞춰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5월까지 협상이 이어지다가 배터리 업체들의 강공에 한두 재생연 업체가 무너지면서 재생연 업체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바 있다.

  이에 재생연 업체들은 국내 연 프리미엄 협상이 지나치게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협상 시작 시기가 해외 협상보다 한참 늦게 시작하는 데서부터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상당수 재생연 업체들이 내수에 집중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그동안 직전연도 연말에 진행되는 해외 협상에 소극적인 양상이었다.

  이는 재생연 업체들이 내수 기반으로 성장해 온 측면이 있다 보니 국내 수요 업체와 상생해야 한다는 창업자들의 생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이를 이용해 새 계약이 2월부터 시작됨에도 계약 협상을 당해연도 1월부터 5~6월까지 진행하며 재생연 업체들의 물량 탈출구를 봉쇄해 왔다.

  새로운 계약을 적용해야 함에도 소급 적용을 반복하며 계약 협상에만 반년 가까이 시간을 소모해 재생연 업체들의 힘을 빼는 전략을 보였다.

  이에 재생연 업체들은 계약 시기를 직전연도 연말로 당겨 빠르게 진행하자는 의견을 전달하고 있음에도 공허한 메아리가 되는 실정이다.

  배터리 업체들이 우월적 위치를 구사할 수 있기에 어떻게 해서든 협상 시기를 바꾸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계약 협상 시기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는데다가 재생연 업체들이 수출을 많이 해버리면 내수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어 우월적 위치라고만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또한 올해 일부 배터리 업체는 원료 공급 업체들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감사를 진행해 우월적 지위를 명확화 시키는 행태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몇 년간 갑을 관계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변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업체들과 재생연 업체들의 관계는 변한 게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제조업 대기업들도 계약 관계와 협상에서 구태를 벗어버리고 있는 상황이라 왜 배터리 업계에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관계자들은 배터리 업체들이 정부 기관과 언론 등 외부에 너무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비판적인 외부 요인이 적은 상황이다 보니 자신들의 우월적 입지를 보장해주는 구태에서 벗어나려는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다.

  정부에서 상생 발전과 공정 관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한 배터리 업체는 근래 인수한 재생연 업체의 자료를 기반으로 이번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 공급 업체와 수요 업체가 같은 계열에 있을 경우 공정위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도 이를 그리 경계하지 않는 모습인 것 같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협상에서 이익을 보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가 나오는 것은 업체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협상의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으며 업체의 역량과 관계없이 한쪽으로 흘러가는 결과가 나오고 만다”며 “공급 업체와 수요 업체는 긍정적인 협상과 협력을 통해 상생해야 하는 관계이다. 하지만 국내 연 업계와 배터리 업계의 관계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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