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산업계 비대협, 밍타이 투자 반대 성명 발표
대미 우회수출 기지 활용 우려…“국내 산업 ‘제살 깎아먹기’”
중국 거대 알루미늄 기업인 밍타이 그룹의 국내 진출 움직임에 대해 국내 알루미늄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동일알루미늄·삼아알미늄·동원시스템즈·조일알미늄 등으로 구성된 알루미늄 산업계 비상대책협의회는 26일 한국비철금속협회 회의실에서 성명서를 통해 “광양경제청의 밍타이알루미늄 국내투자 허가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광양경제청은 이달초 세풍산단내 외국인투자지역에 입주하는 중국 밍타이그룹의 투자사인 광양알루미늄공장 건설을 허가했다.
총 사업비 400억원이 투입되는 광양알루미늄공장은 세풍산단 외국인투자지역 8만 2,644㎡ 규모에 연면적 1만1,344㎡로 건축구조안전심의를 거쳐 내년 1월에 착공,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 나선 비철협회 강호상 상근부회장은 “중국 알루미늄 업체들은 미국시장에서 고율의 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 받음으로써 미국 수출길이 사실상 막혀있다”며 “따라서 밍타이 그룹은 국내 진출을 통해 한국을 우회수출 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또한 “영세한 국내기업의 고사는 물론 수출 시장에서의 통상마찰 등으로 향후 2~3년 내에 국내 알루미늄 기업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돼 수차례 국내 투자유치를 철회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이 진행 중에 있는 중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계의 재검토 요구를 무시한 채 광양청이 일사천리로 밍타이 그룹에 대한 허가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것이다.
강 부회장은 “산업부와 광양청에서는 이미 투자유치 절차가 상당부분 진행돼 철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국내 산업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할 산업부와 광양청은 외국자본 투자 유치에 혈안이 돼 업계의 불만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 참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만한 외국 거대 자본이 들어오는 것인데 광양청은 업계와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 않은 채 투자유치만 성사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에서 최종적으로 허가를 내주고 투자유치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업계의 피해는 불보듯 뻔한 상황이고 나아가 결국 국내 산업 ‘제살 깎아먹기’가 되는 것인데 정부를 향한 단체행동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정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강호상 부회장은 “내달 3일 산업부 측과 미팅을 가질 예정”이라며 “협회 차원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밍타이 투자유치가 철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양청은 26일부터 나흘간 광양시 시민을 대상으로 밍타이 중국공장 시찰을 떠난 것으로 파악돼 업계의 공분을 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경오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의 시찰인 것으로 보여지지만 공장 시찰을 나흘이나 하는 건 외유성 시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