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무기한 단식 농성 돌입 및 기자회견
社 “일감부족에 계속되는 적자와 고임금으로 어려움”
알루코그룹 계열사인 고강알루미늄이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 폐지 등을 둘러싸고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금속노조 고강알루미늄지회 노동자들은 29일 서울 서초구 평화빌딩 앞에서 알루코그룹 박도봉 회장의 적극적인 교섭 참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울산 울주군에 소재한 고강알루미늄은 알루미늄 생산그룹인 알루코의 계열사로, 알루미늄 압출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알루코 그룹은 지난해 12월 조합원들의 본사 회장실 점거 투쟁에 굴복해 교섭에 응했다. 그러나 책임자인 박도봉 회장은 여전히 뒤에 숨은 채 사태를 회피하고만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강알루미늄지회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회장과의 직접 담판을 위해 본사로 진입한 조합원들은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에 따르면 2017년 하반기 은행권 출신의 대표이사를 선임한 이후, 임금 20% 삭감과 외주화, 각종 복리후생 폐지, 일방적 휴업강요, 각종 노사합의 파기, 단체협약 위반 등을 자행했다.
지난해 7월 고강알루미늄은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며 강경하게 대응했으나 노조가 지난달 5일 알루코 회장실을 점거하자 단체협약 해지를 철회하고 교섭에 나섰다. 그러나 노사 양측이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이달 21일부터 서울사무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이 박도봉 회장 면담을 요구하며 본사건물로 진입하자 경찰이 막으면서 부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강알루미늄 지회 소속 노동자 30여명은 지난 28일 비상계단을 통해 평화빌딩 내로 무단 진입했다. 이 건물 13층에는 알루코 회장실이 입주해있다. 이들은 13층 내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양측 비상계단을 각 13명씩 점거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교섭에 앞서 일감부족 상황에서 계속되는 적자와 고임금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맞서고 있다.
사측에 따르면 2017년 기준 4대보험과 퇴직충당금을 포함할 경우 압출라인 근로자의 연봉은 8,200만원, 구내식당 종사자 연봉은 평균 6,400만원으로 동종업계 중 최고수준의 고임금이며 특히, 2014년 상여금 800% 중 700%가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한꺼번에 약 20%의 급여 상승이 경영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울산공장의 생산물량도 전년 대비 20~30% 감소하면서, 근로자들의 임금삭감과 부분 휴업이 불가피했다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임금 삭감과 복지후생 축소 등을 골자로 한 회사 정상화 방안을 마련, 이를 노조 측에 설명하고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자 했지만 노조 측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오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루코그룹 관계자는 “이러한 사태가 계속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도 바라지 않는 상황”이라며 “각자의 안을 갖고 합의안을 도출해 낼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적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