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문제가 요즘처럼 심각하게 다가온 적이 없었다. 불투명한 미래가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치가 안정되지 않다 보니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함께 뭉치는 국민의 힘이 필요하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진보와 보수의 이념에 갇힌 나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불안하다. 모든 것이 정치놀음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정치인은 없고 책임 전가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그래도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는 미래에 대한 대비다.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가 큰 고민이다. 이것은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구성원을 거느린 업체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태산처럼 높다. 확실한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기업의 생존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업체가 미래 먹거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면면들을 살펴보면 선구자다운 생각에 존경심이 우러난다.
철강업체 맏형격인 포스코 그룹의 행보가 눈에 띈다. 철강 경쟁력은 세계 제일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조강생산 누계 10억 톤 달성은 아무나 넘볼 수 없는 위대한 업적이다. 하지만 포스코 그룹은 아직 배가 고픈 모양이다.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식량 사업과 2차 전지 소재 사업 진출은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세계적인 기업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최정우 회장이 취임하며 식량 사업을 100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본격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곡물 터미널을 준공했다. 주요 곡물 5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한 곡물을 확보해 아시아, 북아프리카, 중동 지역 수요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것은 이상 기후 등으로 식량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이때 미래를 내다본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반도체처럼 미래 성장이 기대되어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2차 전지 소재사업 진출은 더욱 큰 희망을 품게 한다. 포스코케미칼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와 양극재를 직접 제조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등 전방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사업이 2차 전지 소재사업이다. 우수한 배터리 성능만 확보한다면 전기 자동차 생산 증가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 점령은 시간문제다.
미래 먹거리 확보는 포스코 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업계가 안고 있는 공통 과제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의 것이라고 했다. 이는 곧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행히 우리 업계는 이것을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비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와 특화 제품 개발, 기술 고도화 등에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현실에 안주하려는 나태한 생각을 가진 업체도 아직 상당하다.
현대그룹 고(故) 정주영 회장이 처음 한 사업은 쌀장사였다. 만약 그가 쌀장사에만 만족했다면 현대그룹이라는 굴지의 기업을 일으킬 수 없었을 것이다. “이봐 해봤어?”라는 어록처럼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행동이 오늘의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 수 있었다. 그것은 고(故)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도 마찬가지고, SK그룹 최종건 회장도 마찬가지다. 우리 업계가 본받아야 할 사항이 아닌가 생각한다.
바이오, 로봇, 태양광, 식용 곤충, 한류 콘텐츠 등 업계는 미래에 먹고 살기 위한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의 반도체가 세계 최고 사업이 되기까지는 끊임없는 연구와 투자가 뒤따랐다. 미래에 달콤한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뜨거운 태양과 태풍에서도 온전히 살아남아야 한다.
우리 업계의 미래 먹거리 사업도 마찬가지다. 황폐한 토양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업 개발이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사고와 피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서둘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