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시한인 14일 지나도 소식 없어
국내 자동차 업계가 미국 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결정시한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발표가 나지 않고 있어 불안감만 증폭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17일 유럽연합(EU)과 한국, 일본 등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의 고율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를 180일 연기하면서 이달 14일이 최종 결정 시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수입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여부에 대해 "충분한 보고를 받았다"며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언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에 대한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시한이 법적으로 명시된 날짜는 아닌 만큼 반드시 13일 이후에도 미국이 원하는 시기에 입장을 내놓을 수 있지만 발표가 일주일이 넘게 나오지 않자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청문회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적 문제보다는 내부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도 야당의 탄핵 주당에 대한 반박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종료가 임박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 미국이 필요시 공세 카드로 쓰기 위해 자동차 232조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 검토는 한국보다는 유럽연합(EU)과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추측에 대해서도 반박도 나오고 있다.
아직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실제로 자동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 업계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하는 물량의 절반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67만7,946대 중 32만7,634대가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이었으며 기아자동차도 미국 판매차량 58만9,673대 가운데 26만8,028대를 한국에서 수출했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곧 출시될 제네시스 GV80과 G80 신형 모델 등을 수출할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세를 부과 받으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GM 역시 지난해 전체 수출물량 36만9,554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만5,497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다만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미국이 자동차 232조 결정을 한 차례 더 유예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만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