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3차 계획기간을 앞두고 세부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가운데 보다 효과적인 감축을 위해서는 산업계 및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필요가 있다.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미흡한 상황에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계획 수립과 규제 중심의 제도 운영으로는 실질적인 감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지난 1기와 2기에서 나타난 문제점 등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감축 주체인 산업계및 관련 전문가들과 활발한 소통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 해야 한다.
최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관련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에서는 각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산업계 공동 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했다.
실물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업종의 관련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출 및 국내 소비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으로 경영 악화 불가피한 상황에서 높은 배출권 가격으로 인한 배출권 구매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어 부담 경감이 절실한 상황이다.
산업계는 유상할당 업종 확대로 국내 제조업체들은 배출권거래제 부담에 더해 유상할당 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며 국내 배출권거래제는 유럽과 달리 간접배출까지 포함하고 있어 유럽과 같은 유상할당 비율을 적용해도 국내 산업계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큰 상황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산업계는 현실적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우선 기타용도 예비분의 잔여물량을 기존 할당업체에 재분배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기타용도 예비분은 배출권거래제 기간 동안 설비를 신·증설한 업체에게 추가 배출권을 할당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물량이다.
지난 1기의 경우 기타용도 예비분 2,373만톤 중 잔여물량이 448만톤에 대해 당시 할당위원회에서는 할당업체와 충분한 협의 과정 없이 전부 폐기처분한 바 있다.
또 올해까지인 2기 기간의 기타용도 예비분의 잔여물량에 대해서는 3기의 배출허용총량, 예비분 등을 감안해 할당위원회가 심의 후 폐기 또는 이월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산업계는 2차 계획기간에는 2,000만톤 이상의 기타용도 예비분이 남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이 잔여물량을 재분배 한다면 코로나19로 한계상황에 직면한 주요 업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미사용 잔여 기타용도 예비분은 지난 1기와 같이 폐기하는 것 보다 할당 업체의 사전할당 비율에 따라 재분배 하거나 다음 계획기간으로 전량 이월해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산업계에서는 배출권 시장안정화 용도 예비분의 조기공급을 통한 시장유동성 확보,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에 따른 정부 수입을 기업의 재정·기술 지원에 활용, 무상할당 업종 선정기준의 현행 유지 등을 건의했다.
그동안 이러한 개선안들은 업계 및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사안들이지만 정부에서는 이러한 의견을 적절하게 수렴하지 못했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대규모 설비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기업들의 이러한 노력에 정부에서도 제도 개선 등의 다양한 지원을 통해 호응을 해야 그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의견 반영은 위기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