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테인리스(STS) 공급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포항제철소 STS 생산 관련 설비가 속도감 있게 복구되고 있는 가운데 연말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내년 STS 시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포항제철소 2열연 설비가 9월 태풍 피해 이후 100일 만에 재가동됐다. 포항 2열연 공장은 탄소강 판재류뿐만 아니라 STS 등 특수강 판재류 생산도 책임지고 있다.
이에 포항제철소는 지난번 2소둔 설비에 이어 연 500만톤 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열연 설비까지 정상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더구나 이달 내로 포항 STS2냉연 설비도 재가동될 예정이다. 이는 그동안에는 천안에서 일부만 처리되던 냉간압연도 본사에서 처리될 정도로 포항제철소의 STS 코일 전 생산 과정이 정상화됐단 의미가 있다.
지난 11월부터, 국내 STS 시장은 포스코의 해외 생산법인을 통한 역수입과 아시아산 수입의 급증으로 수급 상황이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제철소 설비 복구가 빠르게 이뤄지며 포스코 측에서도 신규 주문을 넉넉히 넣어도 다 처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 STS 수급이 사실상 안정화됐다고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의 관심은 내년 제조사 출하 가격으로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직후, 국내 STS 제조사들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원료 가격 강세에도 가격 동결 조치를 이어온 바 있다. 따라서 시장 안에선 연말에 STS 공급 능력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 만큼, 내년 초부터 가격 현실화가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국내외 스테인리스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점은 가격 인상 주장에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STS 업계는 포항 제철소 침수 피해 직전까진 수요 부진으로 평소 대비 20~30% 감산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러했던 STS 제조업계가 생산 가능 능력이 최고점(정상화)으로 복구되는 내년 1분기에 어떠한 가격 정책을 내놓을지에, 시장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